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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났다.

매일 읽고 매일 글쓰기 49일 차

by 버츄리샘

현대판 보부상인 그는 내 남편이다.

지금쯤 인천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들어가 잠깐 쉬고 있 것이다.

페루에 도착해 몇 주 있다가 칠레로 넘어가

6월 6일에나 한국에 도착한다.


작년부터 자기 사업을 시작한 남편은

십수 년간 해오던 해외구매 및 글로벌 소싱 관련의 일을 .

개척지 같은 남미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나같이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절대로 못 할 일이다. 이번에도 각종 샘플을 무겁게 바리바리 싸서 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였다.

남미에서 출장다닌 곳들

두 어깨에 얹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얼마나 무거울까 싶어 애잔함이 드는 오늘이다.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출근해서 보지 못했지만

봤더라면 책임감, 불안감, 자신감 등의 각종 감정들이 뒤섞인 채 떠났을 그가 애처로웠을 것 같다.


편한 일은 재미없어하고 남들이 쉽게 하지 않을

남미에 사업 도전장을 내민 나의 남편이 이번 출장 가운데 열심히 준비한 시간들의 열매가 맺히길 그저 기도할 뿐이다.


내 브런치를 알게 된 후

매일 들여다보고 있는 그가

글감부재로 머리 싸매면 자기 이야기 쓰라고 했는데 오늘 드디어 썼다.



부디 만족스러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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