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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soon, 엄마만두.

66일 동안 매일 읽고 글쓰기 17일 차

by 버츄리샘
엄마 뭐해요?
응 하루종일 만두 만들었지. 보내줄까?
엄마 만두 맛있지. 좀 보내주세요.


어제 통화한 엄마는 오늘 바로 우체국에 직접 가서 손수 만든 만두를 보내셨다고 한다.

혼자 앉아 옆 단지에 사는 아들네랑 멀리 사는

딸네를 생각하며 만들었을 엄마의 만두이다.

허리도 아프고 손도 아팠을 텐데

엄마의 김치와 만두 욕심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우리 엄마의 시그니처 음식 중에 하나가 만두이다.

본인이 좋아하기도 해서 많이 만들어 놓고 자주 꺼내서 먹곤 하신다.

특히 고기를 넣은 만두가 아닌 김치와 당면, 숙주를 넣은 만두로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사실 만들었을 때 바로 쪄서 먹어야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지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며칠 전 남편이 아이들에게

" 너희들이 엄마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지? 아빠도 할머니 밥을 아직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해."라고 말했는데 점점 엄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80프로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표 김치, 무김치, 파김치등으로 채워져 있다.

전라도 김치와 강원도 김치라 색깔부터 다르지만 그 속에 담긴 엄마들의 마음은 '자식사랑'으로 같지 않을까?


나이가 50에 가까운데도 엄마의 음식으로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지금처럼 건강을 유지하셔서 사소한 것이라도 엄마 음식을 오래 먹을 수 있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나이가 들어가도 나를 온전히 지지해 주고 생각해 주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삶에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세상이 날 버린 것 같더라도 단 한 사람은 나를 안아주려고 두 팔 벌리고 있을 테니.

그 존재가 건강하게 오래 우리 옆에 있기를 매일 기도해 본다.


만두가 오고 있다.

아니 엄마의 사랑이 오고 있다.


"얘들아, 내일 메뉴는 만두다!"
엄마는 글을 쓸 테니
너희는 만두를 먹거라.


엄마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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