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동안 매일 읽고 매일 글쓰기 20일 차
KBS추적 60분 '7세 고시'의 영상이 핫합니다.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말합니다.
'르몽드'라고 아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신문이죠. 여기서 한국 교육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나서 내린 결론이에요. "한국의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다. 한국의 교육은 경쟁적이고 고통을 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
7세 고시는 만 5, 6세 아이들이 빅 3, 빅 10으로 불리는 유명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보는 시험입니다. 이 시험의 수준은 매우 어려워서 영상에 나온 서울대 학생들도 몇 개는 답에 확신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 문제를 본 한 학원강사는 '만 5세 아이들에게 추론 문제를 물어보는 것은 지적학대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해외에서 아이들이 몇 년 학교를 다닐 수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매년 특히 아시아 친구들에게 미리 공부해 오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반에서 학습지 숙제를 내주면 "왜 우리 아이가 방과 후에 숙제를 위해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느냐?"라고 항의를 하는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이야기지요. 중고등 아이들도 학교가 끝나면 스포츠나 동아리활동을 하느라 바쁩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거기서도 성적과 입시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어린아이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 5,6세라면 실컷 뛰어놀아야 합니다.
물론 일부에 한정되어 있는 이야기겠지만 이런 분위기는 점차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대학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 4세에서 7세 사이는 전두엽 특정 부위들과의 연결망이 만들어지는 시기”라며 이 초기 단계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이 우울감이나 불안에 빠지고, 반동 형성으로 공격성이나 반항성이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분명 공부가 아닌 놀이나 독서, 자연 관찰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뇌발달과 심신발달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도 교육현장에 있지만 적당한 선행은 수업에 자신감을 주지만 과도한 선행이 아이들로 하여금 수업시간을 지루하게 생각할 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행을 많이 한 친구들은 교과서 문제는 너무 쉬우니 5분 만에 끝내고 멍하니 있습니다. 물론 그 아이를 위한 문제를 준비하여 주지만 그것도 금방 풀고 따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때론 수업을 방해하기도 하고요.
하루는 사회 과제 수행이 늦어져서 "제시간에 못 끝내면 학교에 남아서 할 수도 있다"라고 하니 그 학생은"선생님 제발 남겨주세요. 학원 안 가고 싶어요. 저 좀 남겨주세요"라고 말하는 데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일이 멀다 하고 학원과 학원숙제로 엄마랑 싸운다 하니 학교에서 숙제를 내주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학원 숙제로 벅차하는 아이에게 학교숙제까지 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수업시간에 제게 눈을 안 떼고 경청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엄마랑 공부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일부로 전체를 판단할 수 없고, 학원에 다니지만 집중을 잘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의로 과도한 선행을 한 친구들은 수업시간 및 과제수행을 매우 지루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미 학원에서 질리게 공부했으니
학교에 와서까지 집중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아이가 학령기라 학원을 보내지만 막상 상담해 보니 사교육 시장의 패턴이 보입니다. 우선 부모의 불안을 유도하고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래야 부모가 당장 등록을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아직 눈에 띄게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지만 불안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자신의 꿈을 발견해 나가면 필요시 분명 공부에 몰입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꼭 명문대를 가지 않더라도 문제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는 굉장히 시대에 뒤떨어지는 엄마이며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이야기마저 들을 수 있습니다.
저희 형님은 소신을 가지고 아이들 국, 영, 수 학원을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수학은 아버지가 봐주시고 국어는 형님이 열심히 책을 빌려다 읽게 하셨습니다. 부모님은 지극히 평범하신 공무원입니다. 교육에 열성 있는 분들이기보다 자녀들과 가정에서 대화도 많이 하고 저녁 공부시간을 매일 가지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큰 아이들이 벌써 고3, 고1인데 고3인 아이는 거의 모든 과목이 1등급이라고 할 정도니
사교육 없이 그렇게 키우신 형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에 정답은 없겠지요.
영유를 나와 훌륭하게 대치 교육로드맵을 잘 수행하여 특상위권으로 나아가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추적 60분에서 꼬집은 것은 아마도 그것을 소화시키기 어려운 아이들도 동일한 코스로 집어넣는 학대에 가까운 교육실태가 아닐까요?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 다르고, 아이마다 가지고 태어난 재능이며 기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 교육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가장 잘 알기게 우리 아이에게 가장 맞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며 전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의 청사진을 그리고 가야 할 것입니다.
사교육이 주는 불안을 보지 마시고
우리 아이들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잠재력을
믿어 주어요. 그 잠재력은 어른들이 바라봐주고 찾아줄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더 이상 한국 어린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어린이라는,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얻지 않기를 바라며
제가 속한 교실과 가정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