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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세포 Jun 25. 2023

그녀가 사랑하는 OOOO

방법이 보이는 '하고자 하는 힘'의 능력

“할 수 있을까..?” “아냐, 너무 힘들 거야”

“하고자 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아냐 자신 없는데..”     


어릴 적 동네 친구와 나뭇가지를 꺾어 이파리를 하나씩 떼어내며 했던 ’된다, 안된다 ‘ 놀이처럼 몇 주째 수백 번 고민을 하고 있다.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 자격증 취득“     


나는 중소기업 인사팀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워킹맘으로 하루 24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어 생활하고 있다. 일정 하나라도 계획에 어긋나면 ’ 나만을 위한 온전한 시간(운동)‘을 갖지 못한다. 

회사 대표님은 새벽형이라 빠른 출근시간으로 말로만 듣던 온마을 사람들이 다 동원되어 공동육아 중이다. 

새벽 6시 반이 되면 친정엄마가 집으로 오시고 오후 하원은 이모가 해준다.


신랑은 회사일을 혼자 다 하나보다.

퇴근해 집에 오는 시간이 저녁 8시는 되어야 한다.

나를 위해 온전히 운동할 수 있는 시간도 1시간 남짓.

아이밥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이 준비물이며 하루종일 해야만 하는 일들에 둘러 쌓여 마음은 늘 분주하다.      

이러한 이유로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 자격증 취득은 엄청난 결단이 필요했다.

15주 동안 필라테스 수업, 해부학공부, 필라테스 동작 실습, 티칭연습, 필기 및 실기 시험 등등 지금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며 시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임신과 더불어 만삭 때까지 체중은 85kg까지 증가하게 되었고 병원에서는 임신 당뇨를 의심했으나 감사하게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출산 후에 고작 10kg 정도만 빠지고 거대해진 나의 몸은 온몸이 아팠고 복직근이개가 회복될 기미가 안보였다.


회사 사정으로 출산휴가만 4개월을 보내고 바로 복직을 하다 보니 육아스트레스는 너무 컸고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나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시점에 운동을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고 출산한 사람들이 하면 좋다는 필라테스를 등록하게 되었다.          

세상 처음하는 필라테스 기구의 어색함과 이상한 동작들에 너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조금씩 적응하면서 재미있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된 행운으로 필라테스에 조금 더 집중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나는 점점 필라테스의 매력에 빠져 들어갔다.

필라테스를 하면 할수록 속이 단단히 채워져 가고 회복되는 경험을 했고 몸이 너무 개운하고 좋아짐을 느꼈다.     


이렇게 필라테스를 3년 가까이 꾸준히 하게 되면서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지도자과정 자격증이 있었고 이 자격증을 따면 강사까지 할 수 있다고 하니 갑자기 설레었다.

필라테스 강사를 제2의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라는 새로운 꿈을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지만 현재 처해 있는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깊은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국 해보기로 했다.     

”그래! 하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으면 변명만 하는 거지! “


무작정 등록부터 하고 환경을 세팅했다. 선입금 후신랑보고!

사실 신랑한테 협박에 가까운 선포를 했다.


”여보야, 지금 다니는 회사생활도 나쁘지 않지만 나는 앞으로 내가 두근거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 그리고 아이도 온전히 내가 케어하고 싶고. 나는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고 몸을 만들고 운동인으로 성장할 거니 나를 외조해 줘! “     


신랑은 사고 치고 당당하게 말하는 나를 보며 당황스럽다고 했지만 한 번 시작하면 직진하는 나의 성격을 알기에 어쩔 수 없는 동의를 했다.          


드디어 자격증반 수업이 시작되었고 자투리시간을 조금 더 파악하고 활용하기로 했다.

처음 공부하는 해부학은 용어부터가 잠이 쏟아지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출퇴근하는 시간을 활용해 유튜브로 관련 영상도 보면서 이해도를 높였고 용어도 외웠다.

심지어 회사에서 잠시 화장실 갈 때도 필라테스 관련 동작을 외우고 복습했다.


점심시간에 밥 먹으면서 필라테스 동작 영상도 시청했다.

잠은 당연히 줄일 수밖에 없었고 개인 운동량도 늘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직장생활을 한 이래로 가장 힘든 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공부하는 게 재미있고 행복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와! 정말 하고자 하니 방법이 보이는구나! 시간이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충분히 만들 수 있고 내가 지금 해내고 있구나! “     


12주 차가 지나갈 무렵 몸에 이상이 왔다.

오른쪽 귀에 한번 통증이 오면 아프면서 ’삐‘하는 소리가 나는 것도 같았다.

신경통인가...?

며칠을 견디다 귀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시며 스트레스성 신경통이라고 했다. 


"아뿔싸. 예민한 성격에 올 것이 왔군.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 달려가보자."         


신경통을 견디며 파이널 시험까지 무사히 치렀고 노력의 대가로 같은 기수 중에 1등으로 수료를 하게 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해내었다! 짜릿했다.

스스로가 참 대견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파트타임 강사로 수업도 예정되어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내가 성장할지 기대된다.          



우리 모두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이 시간을 어떻게 대하며 보낼 것인지에 대한 답은 나한테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당신의 시간에서도 하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음을 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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