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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이모 Mar 15. 2024

출판사의 거절과 반려에 익숙해지기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과 내 글을 알아보는 곳


투고를 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첫 동화를 썼을 때는 회신이 빨랐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동화도 이보다는 빨랐는데

두 달 이상을 기다리려니 좀이 쑤신다.


물론, 반려 메일은 지속적으로 오고 있다.

잊을만하면 한 통씩, 한 통씩.

한결같이 오두방정을 떨며 확인하지만,

그들의 답변은 마치 서로 짠 듯이 비슷하다.


이를테면 이런 식

 

1. 감사히 잘 읽었으나

2. 참신하고 의미도 있었으나


다만, 저희 출판사와 출간방향이 맞지 않아서 긍정적인 답을 드리기가 어렵다.



'다만'에서 풀이 훅 꺾인다.

'다만' 증후군이 생길 지경이다.

'다만'이 있나 없나를 일단 찾고 보자는 심보로

메일을 읽어 내려간 적도 있다.


왜, 출간방향이 안 맞다는 걸까?


도대체, 출판사의 결에 맞는 방향은 어떤 걸 말하는 걸까?

직진인지 우회전인지 좌회전인지 제발 알려 달~라!


...



알고 지낸 지 10년 정도 된 지인을 만났다.

우린 세 계절을 보내고 만났지만

대화의 깊이는 그 공백을 초월했다.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시간 도둑이 끼어들 틈이 없는 대화였다.


지난했던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비슷한 지점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 모른 척했다.


'지나 보니 이렇터라.'는 말이 식상하게 들리지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파장을 일으키며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렀다.

내가 세운 하나를 조금씩 허물 있을 거란 

용기마저 샘솟았다. 


네 시간을 이야기해도 부족한 사람.

톤과 무드가 편안하고 나와 결이 맞는 사람.

 

막연한 희망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을 땐

결이 맞는 사람이 건네는 희망과 용기, 에너지만 한 게 없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 글을 알아보는 곳도 있을 거란 희망을 준다.


고로, 내가 하고픈 말은

결이 맞는 사람과 만나면,

결이 맞는 출판사를 기다리는 일도 할 만하다.


안 그래도 이런 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거 마침, 딱이잖아?!

당장 연락해 봐야겠어~하는 출판사.


또는


내가 쓴 이야기가 눈에 밝혀

까짓 껏, 한번 출간해 보지! 라며 용기 낸 출판사.

어느 쪽이든 대환영이다.


어떻게 서든 분명 우린 만나게 되어있다.

희망+용기 에너지를 듬뿍 충전시키며 대기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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