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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공방 디렉터 Jan 29. 2020

2020 한서브릿지 특강 취소

밥상 다 차려 놓았는데 코로나 밉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이번 토요일 진행 예정인 두 번째 한서브릿지 특강을 취소했다. 원내 각 파트 동문들이 모여 회의하고 각자 경험한 임상 이야기를 응축하여 밥상을 다 차려 놓았는데 후배들에게 전해주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특강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고 나름 준비하면서 유익했던 경험과 생각을 짧게나마 나누고자 한다.


연차가 올라 갈수록 강의할 기회는 종종 생기지만 원초적인 치료 내용 자체를 세세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이번 특강을 준비하면서 현재 내가 치료하고 있는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대부분 꺼내 자세히 살피고 정리하다 보니 혼자서 참 즐거웠다. 


초기 인터뷰 녹음을 다시 들으며 내 고질적 헛기침 습관을 발견하기도 하고 오가며 듣던 아내에게 '자기는 상담을 참 편하게 잘하는 것 같아' 하며 뜻밖에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렇게 상담을 했었구나' 초기 치료를 회상하며 한 두 달 사이 발전된 협력적 관계와 환자와 보호자의 변화 된 맥락이 교차하며 재활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와 가족들에게 "작업치료사가 줄 수 있는 맥락"적 파동이 적지 않구나, 가치 있구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문득 12년째 작업치료사로 일하면서도 여전히 치료 자체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치료사임에 감사했다. 또 이 경험과 느낌들을 뒤따라 오는 후임 작업치료사들도 경험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더 커졌다. 


아무쪼록 이번주 특강은 코라나 때문에 취소되고 말았지만 내 치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곧 오기를, 코로나바이러스가 썩 물러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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