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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ish Jan 05. 2019

[목글] 한 치 앞도 모르면서.

글쓰기 좋은 질문 183 / 642  183. 내가 더 알고 싶은 것.

요즘의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진로라고 답하겠다.     


풋풋한 고등학생의 입에서 나올만한 대답이다. 그리고,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고민하게 될지 정말 몰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당시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는 당시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중학생은 중학생대로, 그리고 고등학생은 고등학생 때만. 우리 모두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마주하기 힘들지 않은가. 

나 같은 경우는 대학을 입학할 때 가장 많이 느꼈다. 남들은 학종이다, 교과다 해서 고등학교 때 쌓아놓은 결과들을 들이밀던데. 나는 성실하게 살지 않았으니 결과물이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재수를 할 때도 맨땅에 헤딩하는 정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당연한 것인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억울하던지. 과거에 나에게 찾아서 왜 이렇게 열심히 살지 않았느냐고 따지고만 싶었다.


성인이 되니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하고, 지난 일들을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피부로 많이 느끼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대학 생활은 다르게 살고 싶었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대학을 다니면서 ‘만’ 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시기’가 지나서 느끼는 한계는 참 답답하기 때문이다.      


개미처럼 열심히 살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무슨 일이 하고 싶은 건데?”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그게 무엇을 원하기 때문인지. 얼마 되지 않아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일단 열심히. 펜을 든다. 다시 열중한다. 대답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내 질문은 항상 그렇게 되돌아온다. 한 치 앞도 모르는데 미래를 위해서 희생하는 모순이라니. 그러니까 더욱 궁금하잖아.     



아니, 그래서, 제가 어떠한 일을 하고 살게 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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