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말랐다.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대로 두면 곧 더 말라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앞에는 바다가 있었다. 편의점은 살짝 거리가 있고,
그래서 잠깐 생각했다.
이걸로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바닷물을 한 모금 마셨다.
짭짤했다.
역시 바닷물이였다.
그래도 잠깐은 괜찮은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모금을 더 마셨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시 목이 말라왔다.
조금 전보다, 더 많이 목이 말랐다.
그제야 알았다. 갈증을 채워주는 물이 아니라
오히려 더 목마르게 만드는 물이라는 걸.
—
가끔은 그런 순간이 있다.
손에 닿는 것들로
급하게 채워 넣고 싶어질 때.
그렇게라도 하면
무언가가 채워진 것 같아서.
—
하지만 어떤 건
잠깐은 괜찮아진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비어 있는 느낌을 남기기도 한다.
—
그래서 요즘은
한 번쯤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지금 내가 채우려는 게 정말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건지,
아니면 잠깐 덜 힘들게 해주는 건지.
—
조금 허전하더라도, 조금 불편하더라도, 조금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아무 물이나 마시지 않기로 했다.
—
지금 당장 갈증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갈증이 남아 있어도,
더 목마르게 만들지는 않으려고 한다.
—
그래서 바닷물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조금 더 목이 마를 수도 있겠지만,
괜찮다.
이 정도의 갈증을 견디면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