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틀에서 벗어날 줄도 알아야 하더라

[끄적끄적 한 페이지] 읽고, 쓰고, 사색하는 서가일상

by 오직서가


직장일 처음 배울 때 얼마나 막막하던지.

인수인계받는데 도통 무슨 소린지 알아듣기 힘들었다.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며 버티다 보니 어느새 일은 손에 익어 능숙해졌다.


처음 30분 걸려 하던 일이 반복하다 보니 20분, 15분으로 시간이 단축됐다. 불필요 한 스텝은 제거하고, 수월한 방법을 찾는 등 숙련도가 쌓였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본격적이라 함은, 1년 간 매주 한 권씩 꾸준히 읽었다는 뜻이다.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한 건 퇴직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계기였다. 요동치는 마음도 붙잡아 주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로 이사와 조용히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필요했다.


매주 책 읽고 정리를 하는 건 퇴직으로 인한 공허한 마음에 성취감이 컸다. 마음의 빈 공백을 작가와 그들의 텍스트로 채웠다. 읽으니 자연스레 책 좋아하는 사람들 속으로 흡수됐다. '책'이라는 공통 주제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는 게 어찌나 신나던지.



독서는 혼자 즐기는 취미 아니었던가? 혼자 할 수 있어 시작한 독서였는데, 얼떨결에 독서 모임 리더가 되었다. 독서 모임 참석 안 해 본 리더였다. 오랜 사회 경험으로 내겐 철칙이 하나 있다.


'직장일 처음 배울 땐 막막해도 숙련도는 쌓이게 마련이다.'

경험을 쌓기 위해 작가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들어갔다. 온라인으로 참석한 첫 토론일. 어찌나 다들 말을 잘하는지 주눅 들어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책을 잘못 읽은 것만 같았다. 그 후로도 책 읽기는 좋지만, 토론 참석은 부담됐다.




매일 7년을 읽고 있다. 온라인 독서 토론은 한 달 평균 세 번 진행으로 두 개는 직접 운영 중이다. 책 한 권을 매일 느린 속도로 함께 읽거나, 따로 읽고 온라인에서 얘기하는 식이다.



읽는 사람으로 2가지 독서 철칙이 생겼다.

첫째, 한 권 읽는 횟수가 늘수록 얻는 것도 많아진다.

둘째, 사람들과 나눈 만큼 느끼고 배우게 된다.


최근 넷이서 한강 작가 작품 읽기 중인데 멤버들에게 배우는 게 참 많다. 인생 선배들에게 귀한 삶의 지혜를 얻는 기분이랄까. 혼자 읽었다면 주관적 사고나 판단으로 그쳤을 부분을 함께하기에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또한, 초독 책을 재독 한다는 콘셉트로 운영 중인 모임에서도 매번 철칙 2가지를 체감한다. 독서 초반, 내 생각의 틀에 철저히 갇혀 살았다. 한 번 읽고선 다 안다고, 사람들과 생각 나누는 걸 불필요하다 생각했다. 성인의 날 책이 키운다.


책이 알려준 가장 큰 삶의 지혜는

'때론, 자신의 틀을 깰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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