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한 페이지] 읽고, 쓰고, 사색하는 서가일상
사람들과 책 한 권을 매일 느린 속도로 읽는
'서가의 재회 : 서재'를 운영 중이다.
독서할수록 '한 번 읽어선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독 후 책을 덮으며 늘 꼭 다시 읽으리 다짐하지만 쉽지 않았다.
인문학 북클럽 개설할지 고민하던 차에 새 책만 읽을 게 아니라 재독도 틀로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2024년 1월.
슬로우 리딩과 초독과 재독이라는 콘셉트의 '서가의 재회'를 시작하게 됐다.
작년 한 해 1년간 운영하며, 보완사항을 체크해 매 분기 인원 모집하는 방식으로 올해 정식 오픈해 운영 중이다.
1월 책은 메리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작년 겨울, 가수 옥주현의 뮤지컬 음악회를 통해 프랑켄슈타인 서사와 OST를 접했다. 단순하게만 알았던 괴물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고 사람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어 선정했다.
300페이지 안에 담긴 인간 심리와 존재가치, 과학 발전과 윤리 등 지금 시대와 맞닿는 생각 거리가 차고 넘쳤다.
'이런 책인 줄 몰랐다. 대단한 작가다.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봤다' 등 함께한 멤버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3월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로 유명한 괴테의 <파우스트 1,2>를 끝냈다. 이 책은 일명, 읽히지 않는 명작이라 불린 만큼 쉽지 않다. 운문체의 낯섦과 어렵고 복잡한 상징과 은유, 넘쳐나는 그리스 로마신들의 등장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독의 결승선을 끊었다. 60년이라는 평생에 걸쳐 쓴 명작이니 어쩌면 평생에 걸쳐 이해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화요일부터 2분기 서재를 시작한다.
첫 책은 신영복 교수의 <담론>이다. 집에 교수님의 <강의> 책이 있었지만, 어렵겠다는 생각에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4년 전, 읽기 모임에서 <담론>이 선정된 걸 알고 얼마나 놀랬는지. 내가 소화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하지 않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백번 낫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결과는 대만족!
선생님의 깊은 철학을 전부 흡수하는 건 무리였지만, 인생을 사는 데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인생 책이었다.
언젠가 꼭 다시 읽으리.
2025년 서재 책 1순위로 선정한 후 읽기 좋은 계절을 고민했다.
4월.
드디어 <담론>을 만날 때가 왔다. 멤버들에게 제공할 진도표를 만들기 위해 책장의 책을 가져와 책상에 앉았다. '뭘 이리 많이도 붙였담?' 덕지덕지 붙은 인덱스가 과한 나의 욕심 같은 이유는 뭘까?
한 번 읽는 걸로 내 것이 될 수 없는데.
다 기억하고 담으려 애쓴다고 되는 게 아닌데.
덕지덕지 붙은 인덱스와 전면 가득한 밑줄은 책을 향한 서툰 다가섦이자 욕심 같았다.
알록달록한 인덱스를 다 뜯어냈다.
섭렵하고 말겠다는 욕심도 걷어냈다.
이번 읽기는 흐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이리저리 나부끼도록 두며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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