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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Nov 09. 2017

중간으로부터의 혁신과 과제

교육*담론 / 서길원_경기도여주교육지원청장

 경기혁신교육의 제도화 10년을 되돌아보면, 교사 중심 교육개혁에서 학교 단위 개혁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커다란 특징이다. 그 과정은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으며, 그 개혁의 핵심은 학교 단위의 개혁으로 대한민국 교육개혁에 커다란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기존의 개별 학교 중심의 학교변화 전략은 학교 간 경쟁과 교육격차를 심화 시킬 수 있다는 한계점과 함께 미래 사회 환경의 변화 양상에 따른 교육환경의 변화로 인해 또 다른 차원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정보화된 사회 시스템과 정보기술, 과학기술의 발달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인간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자아실현 욕구나 새로운 지식획득에 대한 관념과 방식을 새롭게 재구조화하고 있다. 이는 근대적인 틀로서의 학교교육에 대한 전면적 재구조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교실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환경으로 인해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교실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교과 구조는 다종, 다양한 영역을 넘어서는 기술 간 융합이 교과의 융합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교과 간의 벽을 허물게 하는 요소로 작동되고 있다. 또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의 관계망이 모호해지면서 교사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해 보아야 하는 시점에 와 있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학교혁신 정책이 학교를 단위로 하는 정책이었다면 앞으로는 개방과 협력, 연대를 통해 교육적 상상력과 도전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다원화된 네트워크 정책으로 발전 되어야 할 것이다. 단위 학교의 학습공동체 활성화는 물론 이를 넘어 교사 간, 학교 간, 지역 간, 더 나아가 다른 조직과의 연대를 통한 교육생태계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다원적 네트워크로 확장되어 야 할 것이다. 

  위로부터 제도화된 학교혁신 정책은 다양한 현장의 여건과 요구, 학교혁신의 방향성을 담아내는 것에 한계를 가진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혁신과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연결하고 연대하게 하는 매개 고리 역할의 존재가 필요하다. 아래로부터의 혁신 동력인 자발성과 즉시성, 협력성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역 즉 교육지원청 단위로 하는 ‘중간으로부터의 혁신’전략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조직하고 지원하기보다는 성과관리, 공모, 평가 등 과업중심 기제를 통해 학교를 지도하는 상부기관의 터미널기능에 머물렀다. 이는 학교에 재량권과 자율을 부여하는 한편 교원평가, 학교평가, 국가학업성취도 평가 등 결과적 책무성을 물으므로서 원격 통제와 자기 감시를 통해 더 촘촘한 미시적 통제 방식의 강화로 이어졌다.(정바울, 2011) 교직문화를 단기적,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도록 철저한 현재주의와 개인주의로 바꿔놓았다. 또한 선별적 지원을 통해 학교 간, 교사 간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와 교실 간 격차를 심화 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과관리중심의 교육지원청 체제와 역할을 학교 간 개방과 협력을 통한 수평적 네트워킹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개방적, 공유적 기제가 작동하는 체제와 역할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중간으로부터의 혁신’은 지금까지 국가 주도적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학교 변화와 개선을 방해했던 요소들을 제거하고, 지침을 단순화 시켜 학교와 지역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교육지원청은 다원적 네트워크의 방향성 정립과 지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교육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학교혁신의 중심축을 학교 단위에서 네트워크 단위로의 확장하고 학교간의 협력과 동반성장 변화를 위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교육제도, 교육체제, 인사제도, 교육환경, 교육행정 등 학교 교육을 아우르고 있는 모든 것이어야 한다. 



  2017년 현재의 기점에서 바라본 학교혁신은 20년도 채 되지 못한 역사 속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갈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급격한 경제체제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학교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개척해 가야하는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제 우리는 왜’혁신학교를 넘어서야 하는지, 한 걸음 더 나아기 위해 무엇부터, 어떻게’바뀌어야 하는지,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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