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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Dec 18. 2024

소유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대변해 주는 것일까? 

사람들은 내가 소유한 것을 통해 나를 알 수 있는가?




 살고 있는 아파트, 타고 다니는 차, 명품가방이 자랑거리인 사람이 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남을 의식해서 자랑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내가 소유한 것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만 남들에게 보여 주기식의 소유는 멀리하려고 한다. 내 기준에서 봤을 때 고가의 옷이나 가방도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혀 있어서 구입했다고 하기보다는 디자인과 품질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한 것이다. 내가 가진 물건들을 내세워서 나를 돋보이게 할 마음은 없다. 외제차와 명품이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면을 가꾸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 나의 지식욕구를 채울 책 읽기에 정성을 다하고 배움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고가의 시계보다는 우아한 말투를 가지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진정으로 기쁨을 누리기를 원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할 일이 많아 에너지를 다 쓰고는 스트레스만 쌓였던 시간이 길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하지 못하고 물건을 사는 것으로 감정을 소비해서 집안 가득 잡동사니만 쌓여 있었다. 미니멀리즘을 알게 되고 물건이 아닌 나 자신에 집중해 보니 나는 글을 쓰는 것, 책을 읽는 것, 단정하게 정리하는 것, 계획하는 것 등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물건을 줄이고 집안일을 간소화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한다. 노력해도 내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의 일이나 변수는 언제든지 찾아온다.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신경을 쓸 여유는 없다.






 나는 ‘보여주기’를 위해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물건에 집착하고 갖고 싶은 물건이 많으면 마음이 복잡하다. 소유한 물건이 진정한 나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유행은 늘 변하며 매일 새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때마다 나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는 데는 다행히 큰돈이 들지 않는다. 많이 소유하기보다는 차츰 비워 나가면서 여유를 얻었다. 내가 소유한 물건에 대해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과 내 생각을 남이 아닌 내가 인정할 수 있을 때 나는 행복하다. 소유가 나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물건들로부터 나를 홀가분하게 놓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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