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잠들기 전 알람을 맞추지 않는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삶은 평일 주말이 없기에 다음 날이 출근이면 알람을 맞추고 쉬는 날이면 잠들 기 전 어김없이 알람을 끄고 잠들었다. 이제는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자도 된다. 외출할 일이 있어도 머리를 감지 않고 모자를 쓰고 나갈 자유도 생겼다. 비장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나왔으니 자유의 몸이다. 늘어지게 늦잠을 자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6시 30분이면 눈을 뜬다. 다시 이불 속으로 파묻히고 싶은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잔 마신 뒤 나만의 서재로 향한다.
더 이상 회사로 출근하지 않는 대신 나 스스로 고용한 '나만의 회사'로 출근한다. 앞서 선언했던 밀도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직장인 시절과 같은 타임 테이블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꿈꾸는 백수, 사십 대 '온마음'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오전 6시 30분 - 7시 30분 : 뇌를 깨우고 영감을 채우는 시간
침대 옆에 마련된 책을 5분 정도 읽고 나와 서재로 간다. 스레드를 열어 간밤에 정성껏 댓글을 달아준 스레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아침 인사를 필사한 후 공유한다. 그렇게 아침 인사를 마치고 난 후에는 아침 독서를 한다. 가장 조용한 시간이자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스레드는 너무 잘 쓰려는 욕심을 버리고 짧은 글을 통해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시간은 나의 하루 글쓰기 모드를 예열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7시 30분 - 12시
남편 출근 준비, 아침 식사, 집안일, 운동, 부모님과 시간 보내기, 독서, 스레드, 필사 등등 자유롭게 나만의 일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유의미한 일들을 자유롭게 해나가는 시간이다.
12시 - 13시
점심시간
13시 - 17시
이때부터는 진짜 집중해서 일을 하는 시간이다. 우선 스레드에 접속해서 짧은 글을 쓰기도 하고 블로그에 접속한다. 오전 독서시간에 짜놓은 초안을 바탕으로 리뷰를 쓰기도 하고 필사를 하기도 한다. 1일 1포스팅을 하겠다고 나와 약속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집중하는 시간이다. 중간에 너무 피곤하면 30분 정도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다음으로는 브런치를 연다. 지금 읽고 계신 이 글처럼 좀 더 긴 호흡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에세이를 쓴다. 12월에는 일 1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글감을 고민하며 글을 쓰기도 하고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서치를 하거나 독서를 하기도 한다. 글 한편을 쓴다는 것이 이렇게 에너지와 감정을 소모하는 일인 줄 미처 알지 못했다. 이렇게 매일 꾸준히 글을 써보는 게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문장을 썼다가 전부 지우고 다른 주제로 다시 쓰기도 한다. 나의 글쓰기는 진행된다.
17시-18시
저녁식사 시간
18시-19시
남편 저녁 준비 및 차려주기
19시-21시
저녁 시간에는 다시 책상에 앉아 하루를 정리한다. 앉아서 먼저 스레드 글을 쓰거나 소통을 한다. 그다음으로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릴스나 카드 뉴스를 만든다. 새로운 내용을 구상하기도 하고 낮에 썼던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린 글 중에서 소재를 찾기도 한다. 도서 리뷰의 경우 한 권의 책으로 블로그와 브런치 또는 틱톡이나 유튜브에도 올리기 때문에 각각 플랫폼에 올리고 싶을 땐 이 시간을 활용해서 만든다. 하나의 소스로 여러 플랫폼에 활용하는 나름의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다.
이렇게 나의 하루는 마무리된다. 저녁잠이 많은 나는 9시면 하루를 마치고 씻고 잘 준비를 한다.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다.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보거나 미처 읽지 못한 책을 읽다가 일찍 잠든다.
루틴이 주는 자유
이 시간표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만든 나만의 일과라는 점에서 나는 자유를 느낀다. 또한 볼일이 있을 경우 시간을 조율하되 그날 해야 할 일은 모두 마치고 있기에 그런 자유함이 너무 좋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면 11시쯤에는 친정으로 가기 때문에 오후에 써야 할 글을 오전에 쓰기도 한다. 나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하루를 꾸려나가는 즐거움이 있음에 감사한다.
가끔은 40대 백수라는 현실에 막막한 불안감이 올라올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은 막연한 긍정이 아니라 바로 이 단단한 루틴이다. 오늘 하루 내가 나와 정한 약속들을 지켜냈다는 작은 성취감들이 모여 내 안의 불안을 몰아낸다.
나에게 주어진 4개월의 시간 동안 이렇게 읽고 쓰다 보면 나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수익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고 그 과정을 앞으로도 글을 통해 공유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