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놓치는 다정함에 대하여
누구에게나 주기적으로 꺼내 보며 마음을 점검하게 되는 인생 드라마가 있다. 나는 그중 하나가 바로 **〈유미의 세포들〉**이다. 세포들이 등장하는 설정이 신선하기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 작가로 성장해 가는 유미의 모습이 어쩐지 내가 꿈꾸는 모습과 닮아 있어서 더 마음이 간다.
작가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시즌 2에 나오지만, 내가 좋아하는 남주는 시즌 1에 등장하는 구웅이다. 투박하지만 남자다운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인물이다. 안보현 배우님의 팬이기도 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시즌 1을 다시 보다 보면 대화가 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웅이와 유미가 결국 헤어지게 된 이유는 사랑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대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좋은 모습만 보여줄 수는 없다. 일상을 공유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하다 보면 각자의 연약한 순간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웅이는 자신의 약한 모습을 유미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저 감추고 혼자 견디려고 했다. 그런 웅이를 바라보는 유미는 그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었고 그 공백은 오해로 채워졌다. 그 과정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어땠을까. 사랑하는 사이니까 서로의 마음에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오래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가장 안타까웠던 건 헤어짐을 직감한 순간에서야 웅이의 우선순위 1위가 유미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웅이의 '자존심 세포'가 조금만 더 일찍 '사랑 세포'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더라면 어땠을까.
다정한 대화가 많이 오갈수록 그 관계는 더 건강해진다. 이건 비단 연인 사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그렇고, 부부 사이도 그렇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고, 표현해야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하나라도 더 표현하려고 한다.
내 마음을 가능한 한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잘 잤어?”라는 말로 그의 하루 시작을 응원하고 “사랑해”, “너무 소중해”, “오늘도 고마워”, “사랑해 줘서 고마워”, “덕분에 행복해” 같은 말들로 그의 마음에 자존감을 채워주고 있다. 잠들기 전에는 “편안히 잘 자”라는 말로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걸 전하고자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냐"라는 말은 어쩌면 표현하기 싫은 마음을 포장한 문장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로 표현해주면 상대는 백 배는 더 명확하게 그 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신할 수 있다면, 표현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늘 다음이 당연히 있을 거라 믿으며 산다. 그래서 오늘의 표현을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그다음이 항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
다음에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고맙다고 말해야지, 보고 싶다고 연락해야지라는 마음이 들었을 때 그 순간 표현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