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윤태호 작가님은 "버티는 것까지가 재능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문장은 어쩌면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시작은 비교적 잘 하지만 끝맺음을 늘 서툰 나에게 말이다.
2022년 7월 25일 책을 읽기 시작하며 시작한 인스타그램. 매일 책을 읽고 필사하며 계정을 운영했고 2023년 7월 25일에는 1.4만명의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어 있었다. 그 무렵 나는 1년 넘게 필사 모임을 운영하고 있었고 독서모임도 꾸준히 8개월 정도 꾸준히 이어나갔다. 캔바로 카드 뉴스 만들기나 릴스 만들기 강의도 했고 책 광고 제안도 종종 들어왔다.
그때를 떠올리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대로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서 꾸준히 하신 분들의 계정을 보면 한 번씩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지인의 권유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 후 3년 만에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회사 생활은 생각보다 벅찼고, 결국 나는 한 가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SNS였다.
물론 지금 와서 이렇게 생각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26년을 앞둔 지금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이제는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결국 버티는 것이 재능이라면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재능을 발휘해 보겠다고 말이다.
2026년을 앞두고 필사와 독서모임을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새해를 맞아 책 읽기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이 분명 있을 테고 그동안 쌓아온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오늘 문득 스레드로 DM과 댓글 하나가 도착했다.
스레드에 이렇게 함께 책을 읽어보자고 글을 썼는데 댓글에
"혼자 읽는 독서도 좋지만 온라인으로 느슨하게 함께 읽는 자리도 필요하고 수요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26년에요? 참여하고 싶어요!"라고 말이다.
독서모임 공지를 올린 것도 아닌데 함께 책을 읽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건네주셨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그리고 그 순간 꾸준히 계정을 운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 계정이 읽고 쓰는 계정으로 제법 잘 자리 잡았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뿌듯했다.
스친님 덕분에 생각만 하고 있던 독서모임을 다시 구체적으로 기획해 보았다. 내일 모집 공고를 올리고 26년 첫째 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1월 한 달 동안은 무료로 진행해 보려고 한다. 함께 읽는 힘을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셨으면 해서다.
기록을 다시 들춰보니 마지막 필사 모임은 24년 3월이었고 독서모임은 24년 2월 8기가 마지막 모임이었다. 이렇게 다시금 적어보니 마음이 두근거린다.
모임을 해봐서 안다. 함께 읽는 책이 혼자 읽는 책보다 훨씬 멀리 데려다준다는 것을.
인원이 얼마나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모임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분명하게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그 시작 앞에서 조금은 덜 외롭도록 곁에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이런 마음으로 나는 다시 책을 함께 읽는 자리를 열어보려 한다.
혼자 읽는 독서도 충분히 좋지만 가끔은 느슨하게라도 누군가와 같이 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깊이 읽게 되기도 한다.
2026년의 첫 달,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정해진 분량을 완주하지 않아도 괜찮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저 함께 읽고 있다는 마음만 나누는 자리다.
책이 삶을 조금씩 바꿔온 순간들을 나는 이미 경험해 보았고, 그 힘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졌다.
혹시 지금 다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혼자는 쉽지 않아서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이 자리에 조용히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 자세한 내용은 곧 다시 전해보려 한다.
읽는 사람으로 그리고 함께 읽는 사람으로 2026년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