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팀장 달았지만 지금은 집에서 문장 다듬습니다

by 온마음

어리바리하게 사회복지사로 일을 시작했다.


처음 일하는 기관에서 만난 원장님은

호탕한 여장부 같은 분이었다.

일 처리는 꼼꼼했고 아는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을 향한 마음이 깊어 늘

아낌없이 퍼주고 또 퍼주셨다. 그렇게 나는 1년

동안 원장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1년쯤 지났을 무렵 팀장님이 갑자기 퇴사를 하셨다.

새로운 팀장님을 기다리며 일하고 있던 어느 날,

원장님이 나를 부르셨다.


"온마음 선생님이 팀장을 맡아줘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전공은 경영학이고 사회복지는 뒤늦게 시작했다.

실무 1년 차인 내가 팀장이라니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못하겠다고 했지만 원장님은 이미

결정하신 상태였다. 그렇게 나는 사회복지 팀장이

되었다.


그 뒤는 말 안 해도 짐작이 갈 것이다. 나의 우당탕탕

팀장 일대기가 시작되었다. 실수도 하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럼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원장님의 믿음 덕분이었던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고, 따뜻했고,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내가 꽤나 대견하다.


삶의 생채기 때문에 한동안 사회복지를

내려놓은 적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은 많이 닳아 없어진 듯 하다.


지금은 '책과 글쓰기'라는 처방약을 먹으며

한없이 매일 스스로에게 말한다.


"끌어올려"

뮤지컬 배우 김호영 님의 텐션을 좋아한다. ㅎㅎ

나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워 준 책은 김미경 강사님의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였다.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의 염증을 치료해 주는

느낌이었다.

"지적인 힘이 부족하면 스스로의 불행을

크게 해석하게 돼요. 비참한 오늘을 살지

않을 방법은 미래를 사는 거예요.

그러니 공부하세요. 모든 메시지는

하기 나름이에요. 꺾인 나뭇가지는

반드시 다른 방향을 가리키죠. 책을 읽으면

다른 문을 열고 나가서 다른 곳을 보게 되고

층이 다른 조망권이 생겨요."


이 문장을 만나 후로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책상 앞에 앉기 시작했다.


5년 3개월의 첫 사회복지사 생활 이후 3년 넘는 긴

공백기를 가졌고 회복 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2년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또 한 번의 쉼을 선택했다.


무작정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퇴사 후 처음 만난 책은 정지우 작가님의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이었다.


"내 경우엔 처음 퇴사를 결심했을 때 아예

'6개월 조건부'를 내세웠다. 무엇보다 아내를

설득해야 했으므로 6개월만 최선을 다해

보고 수입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나는 이것도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직장을 1,2년 다니고 6개월

독립해 보고 다시 1,2년 다니고 6개월

독립해 보는 식으로 '직장 커리어'를 완전히

잃지 않으면서 '독립한 삶'의 감을 누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6개월 조건부로 나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방식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게 나는 3월까지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매일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작가님처럼 글쓰기로 수입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읽고 쓰는 감각을 채워가는

중이다. 아마도 4월쯤에는 다시 사회복지사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사회복지사로서의 내 모습

역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인 나도 좋고 책 속에서 문장을 줍고,

글을 쓰는 나도 좋다. 둘 다 버거울 땐 잠시 어느

하나를 내려놓고 하나에 집중하면 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고 있고

내 마음의 회복을 위한 시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마음이 아픈 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땐 나를 미워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마음에 작은 처방을 내려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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