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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개 Aug 03. 2021

엄마는 나를 믿지 않았다.

엄마는 나를 믿지 않았다.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다.


믿었다면 그렇게 닦달하거나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

믿었다면 그렇게 속상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가 나를 믿지 않는 것은 내가 믿음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항상 내가 하는 것들에 회의적이었으며

나의 결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 본다 하였고

본인의 기준에 어긋나면 질책하였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으로 나를 판단하였고

언제나 부족하고 못 미더운 자식이었다.



그렇지만 괜찮다.


부모님이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고 하여 달라지는 건 없다.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안 믿어주면 어떤가?

믿어주시면 감사한 일이지만 안 믿어준다고 원망할 것도 아니다.

부모님이 나를 믿어주지 않아서 지금 내 삶이 꼬인다고 말하는 것은 부모님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자신이 잘못이고 자신의 욕심이다. 


자신의 삶이 어떻든 간에 부모님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자. 

부모님이 어렸을 때 뭔가 안 해줘서, 그때 대학에 안보 내줘서,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나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아서 등의 말로 지금의 나를 과거에 묶지 말자. 


나이 환갑이 넘도록 부모를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 대놓고 원망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은근하게 돌려 까기로 자신을 높이는 사람도 있다. 부모를 원망하는 건 청소년기까지면 적당하다. 그 이후에도 그렇다면 외관상 나이만 먹은 것이지 마음의 일부가 아직 그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님이 나를 믿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괴롭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도 다 필요가 없다.


부모라는 존재를 내 편의대로 착각하지 말자.


누가 믿든 믿어주지 않든 나는 나 자체로 완성이다. 

세상 살며 한 명쯤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살 가치가 있다는 허황된 말에 파묻혀 나에겐 그런 사람 하나 없다며 자조하지도 말자. 그런 말에 흔들리는 당신이 스스로를 못 믿어주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안 믿어줘도 내가 나를 믿으면 된다.

모두가 나를 믿어줘도 스스로가 자신을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


진정한 친구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라고 초등학생 때 배웠을 것이다. 믿음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나를 믿지 않는다고 원망하기보단 먼저 내가 부모를 믿어보면 어떨까. 과연 나는 부모를, 엄마를 믿었던가?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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