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는 우리가 좋은 줄 알았다.
서로 한 발짝 뒤에서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서운함 가득한 감정을 내비치면 마음 아파할 것을 염려해
참고 참으며, 그렇게 난 정말 우리 사이가 마냥 좋은 줄 알았다.
그렇게 말 못 한 마음들은 어느덧 단단히 쌓여 도중에 꺼내 보면 순식간에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 버릴까 작은 파편 하나 감히 밖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 수 록 마음은 더 깊어져만 가고 애틋해져 갔다.
그 덕에 우린 자기 자신의 감정에 서로 갇혀 버렸다.
대화가 필요했다.
만나면 서로 눈을, 몸을 마주하고 있단 자체로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들은 수증기처럼 증발하듯 눈 앞에서 금방 사라지고, 그렇게 만남 후에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오면 가까스로 방치해놨던 서운함들이 다시 마음의 문을 비집고 들어와 어느새 코 바로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반복.
그리고 당연한 이별.
넌 우리의 사랑을 그토록 그만큼은 지키고 싶지 않았나 보다.
이 사랑을 얼마나 지키고 싶느냐. 지킬 마음이 있느냐.
이별은 그 마음에 달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 네가 아주 조금만 이 사랑을 지킬 마음이 있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