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4번째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를 했습니다.

by 온이

한차례 연봉협상을 하고 들어온 이 회사는 첫 만남에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직감은 많은 데이터가 쌓여서 이뤄온 결과이다.라는 말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런 예감에 첫 만남부터 퇴사를 외치기엔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맞춰나가면 되지 않을 까. 싶었지만 섣부른 판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8개월을 버텼습니다. 8개월을 버텼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거기서 실무자로서 실무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의지가 꺾였고, 이렇게 일하다가는 내 이름에 내가 먹칠하는 꼴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지 또한 있었기에 퇴사를 말하기 전에 팀장님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팀장은 그걸 왜 나에게 말하냐며, 윽박지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직서를 쓰는 날에도 비아냥대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함으로 나의 감정적 동요를 끌어내어 자신의 리더십의 밑바닥을 감추려는 발악이었겠지요.


어떤 직급은 이 회사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런 태도를 취하기 어려웠을 텐데 말입니다. 그의 입은 늘 조직은- 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다녔지만 정작 그 스스로는 조직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인지 자신의 위치만 지키려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는 조직에서 20년이 넘게 근무하여 온 사람이었습니다.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이 실무능력이 뛰어난 것보다, 정치를 잘 휘두룰줄 안다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종 쉬다가도 그 팀장의 행동이 문뜩 떠오르곤 합니다. 그래도 퇴사할 때, 소리를 지르거나 못했던 말들을 다 쏟아낼걸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제가 못하고 나온 선택지이기에 드는 후회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습니다. 나 자신을 토닥거리며, 힘들지 않은 척했지만 그 시절 많이 힘들었구나 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래도 다음 퇴사에서는 그들과 나 사이의 확연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으며, 팀장이라고 해서 높은 리더십과 인성을 기대하지는 말자.라는 것을 배웠기에 나의 나아짐의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30대가 넘어선 지금은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그들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합니다. 애써 떨어진 화살은 내 가슴에 꽂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나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32살 4번째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