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내모웍스의 시작
사회초년생 시절 작은 에이전시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말이 에이전시지 그곳은 디자이너 4명, 코더 1명 그리고 영업팀이 약 20명가량 있었고 정해진 레이아웃 안에서 디자인만 하면 끝이었다. 그 홈페이지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님들께 과도한 비용을 받고 파는 그야말로 홈페이지 공장이었다.
계약한 업체가 뭐 하는 곳인지 그곳의 특성도 모르고 장점도 모르고, 사실상 만들어 놓아도 쓸모가 없는 사이트였다. 내가 이곳에서 일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건 사기다"였다.
나는 이런 자괴감을 안고 업무를 지속할 수 없었고 몇 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아주 큰 숙제를 남겨 주었다.
그 후에도 회사 생활을 오래 했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내가 클라이언트가 되어 보기도 하고, 3년 전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면서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일해 보기도 했다.
나는 18년 동안 나의 일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쌓았다.
첫 창업은 경험도 없고 지식도 없이 맨땅에 헤딩을 하며 부딪혔다.
승리할 수 없는 가격경쟁과 사업의 본질을 모른 채 동네 구멍가게 장사를 했었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난 3년간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우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사기꾼이 되지 않기 위해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디자인 회사를 창업하기로 했다.
먼저 우리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찾고 브랜딩을 하기로 했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브랜드를 론칭하더라도 그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 이게 바로 브랜딩이다.
브랜딩이라는 것은 그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아무 메시지가 없는 브랜드보다는 콘셉트가 명확하고 메시지가 보이는 브랜드들이 더 기억에 남듯이, 우리 브랜드도 인상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18년 차 디자이너
온/오프라인 모두 경험해 본 올라운더 디자이너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를 겪어본 노하우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함 등
우리의 경력이나 프로젝트들을 쭉 늘어놓다 보니 이건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경력 많은 디자이너들의 약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고객들에게, 우리는 이런 회사입니다!
그러니 저희와 함께 일하시죠!라고 홍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조금 달랐다.
우리는, 우리를 찾아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사기꾼이 아닌 고객분들께 정말로 필요한 파트너가 되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써서 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다.
우리와 함께 일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
우리에게 돈 쓴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너무 이상적인 목표일지 몰라도
이게 우리의 진심이고, 정체성이다.
그렇다면, 이런 우리의 진정성을 브랜드에 어떻게 녹이면 좋을까?
우선, 전달하고 싶은 방향을 기초로 둔 마인드맵 작업을 시작했다.
브랜딩에 있어서 마인드맵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 과정을 통해 브랜드의 핵심 아이디어와 목표를 시각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팀원들이 여러 가지의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취합하여 공통의 목표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브랜딩에 있어서 마인드맵 작업은 방향성을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일단,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를 두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부분, 해야 하는 일, 되고 싶은 이상향에 대해 적어보았다. 비슷한 느낌과 중복되는 단어들, 불명확한 단어들을 모두 지우고 나니 이런 단어들이 남았다.
도전, 실행, 지속성, 목표, 성공, 페이스메이커, 망설임, 일단 하자.
자영업을 하면서 항상 나 스스로가 행동해야 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항상 생각은 많은데 실행이 어렵고 실행을 했어도 달성이 어려운 일들이 참 많았다.
우리 모두가 어려워하는 그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든 성공의 지름길은 일단, 목표를 짧게 두자.
목표가 짧으면 짧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성공이 많아지면 자신감이 붙고 노하우가 생기며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짧은 성공, 작은 성공.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일일 수 있지만, 이런 성공루틴을 계속 만들어 낸다면 목표를 실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살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작은 성공이라는 것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하다가 생각난 것이 바로 ‘작심 3일’이라는 단어였다.
‘작심 3일’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두기로 했다.
작심 3일의 의미를 풀어보자면
무언가를 해내는걸 고작 3일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뒤집어 보면 ‘작심하고 삼일만 견디면 이뤄낼 수 있다’는 뜻이다. 기억하거나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번을 반복하고 3일만 견디면 된다. 작심삼일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어느 칼럼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보자면서 하루의 목표는 단순하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목표는 성취할 수 있을 때 지속적인 힘을 얻으며 자잘한 성취감이 쌓인 후에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다면서 성공은 해 본 사람이 또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작은 목표부터 달성한 뒤 보상을 즐기다 보면 자신감도 점차 생겨 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니까 일단 마의 3일부터 목표로 잡고, 그다음에는 일주일, 2주, 한 달 이렇게 단계적인 목표를 정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단단히 먹은 마음(작심 作心)을 지속하는 3일.
"출세하기 위해서는 정신보다 습관이 중요하다"란 격언도 있다.
일단 3일부터 시작해 보자. 성공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이렇게 우리는
핵심 키워드로 작심 3일을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