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오프조이 Apr 24. 2020

좋은 상사, 만날 수 있을까?

인간적으로, 일적으로 배울 수 있는 상사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



OO 팀장님이 회사에 계시는 동안엔
회사에 더 있고 싶어



전 회사 재무팀 동생이 했던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이야기라 더 믿을 수 없었던 것 같다. 3년이 지났지만, 나는 퇴사를 했고 아직도 재무팀 동생은 그 팀장님과 함께 회사를 다니고 있다.


그 회사는 재무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많이 결여된 회사였고 일의 강도도 제법 센 회사였다. 그러나 회사 동생은 팀장님으로부터 일적으로 배울게 너무 많다고 했고, 인간적으로도 그런 상사와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도 했다.


당시의 나는 그때의 우리 팀의 부장님께서 하시는 팀 가르기와 막말 속에서 진절머리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했다. 퇴사를 하는 모든 이의 이유가 바로 ‘그분’ 때문이었다. 당시는 많이 울기도 하고 심적으로도 많이 상처가 나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상사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상사 만날  있을까 


나는 아직도 ‘좋은 상사’를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첫 직장의 사수는 일은 깔끔하고 잘했지만, 결벽증이 있어서 매번 나의 바탕화면이 지저분하다고(책상이 아니고 컴퓨터 바탕화면) 타박을 줬고, 외모 지적을 꾸준히 하던 상사였다. 몇 년이 흐르고 그 사수의 추진력이나 기획력은 참 배울만 했으나 인간적으로는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깊게 알고 싶지 않았다. (세상엔 이런 상사가 의외로 너무나도 많다는 게 너무나도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도 회사 면접을 볼 때 하는 단골 질문이 있다.

‘일 잘하는 상사 VS 사람 좋은 상사’ 중에 어떤 상사와 일을 하고 싶은지 에 대한 질문이다. “일 잘하고 사람까지 좋은 상사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면접 자리에서 까지 물어보는 거라면 세상에 정말 좋은이라는 형용사를 쓸만한 상사가 정말 없긴 없나 보다.



좋은 상사가   있을까?

좋은 상사, 사수의 모습이 무엇인지 롤모델이 없다 보니, 나 또한 좋은 상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도 잘하고 인간적으로도 매력 있는 상사를 만나보지 못했으니 ‘경험’이 없어 내가 상사가 되었을 때 ‘나’를 믿고 따라와 줄 후배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휩싸였다.


나는 아직도 좋은 상사에 대한 갈증이 많다. 좋은 상사의 습관도 배우고 싶고, 인간적으로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처하는 능력도 배우고 싶지만 좋은 본보기가 없어 너무 많이 아쉽다. 이직을 하여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좋은 상사를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부디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당도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래서 내 회사생활의 최종 목표는 좋은 상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나에게 좋은 상사가 되어 주지 못했다면, 내가 그 위치에 올라갔을 때 나를 믿고 의지해줄 ‘좋은 상사가 되어보고 싶다’라는 작은 포부를 가져보게 되었다. 나보다 어린 누군가가 회사라는 이상하게 힘든 조직과 조우했을 때 누군가는 ‘정상’이고 함께 하면 의지가 되는 그런 사람으로 회사 내에서 성장하고 싶다.


그 누군가에게는 좋은 상사가 되어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챙김, 이기적으로 나를 지키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