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쉼

고단한 삶

by 박소민

해가 기울어가는 오후,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 옆에 한 사람이 누워 있다.

그의 손은 까맣게 그을려 있다. 햇살과 먼지와 노동이 켜켜이 쌓인 색이었다. 손가락 사이 깊이 파인 주름에는 오늘 하루, 어쩌면 평생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는 듯했다. 플라스틱 병을 주우며, 종이 뭉치를 묶으며, 무거운 짐을 끌어올리며 단련된 손. 신발도 없이 아스팔트 위에 편안히 뻗은 그의 발도 검게 물들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평화로워 보였다.

그는 그저 잠시 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쉼이 내게는 길게 느껴졌다. 새벽부터 거리를 누비며, 사람들이 버린 것들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며, 묵묵히 하루를 채워온 그 노곤함이 온몸에서 느껴졌다.

낡은 수레에는 그의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버려진 종이, 구겨진 상자, 누군가에게는 쓸모를 다한 것들. 하지만 그에게는 오늘의 저녁을 가능하게 하는 무게였을 것이다.

차들은 그 옆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지나갔고, 사람들도 익숙한 풍경처럼 스쳐 갔다. 인도에서의 삶은 종종 이렇게 거리 위에 펼쳐져 있다. 누군가는 출근을 하고, 누군가는 장을 보고, 누군가는 하루의 일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지쳐 잠든다.

나는 그를 보며 '힘들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얼마나 오래 이렇게 살아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아버지였을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남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먼 고향에 가족이 있고, 오늘 모은 폐지 값으로 보내줄 돈을 계산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하루는 우리와 다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살아내는 것, 그리고 내일을 이어가는 것.

이곳에서 오래 살다 보니 알게 됐다. 인도의 거리는 화려함과 피로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것을. 높은 건물과 반짝이는 카페 옆에서, 누군가는 길 위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삶의 속도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날 나는 차 안에서 한참을 그 풍경을 바라봤다.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쉼이 누군가에게는 길바닥 위에서 겨우 허락되는 시간일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노곤한 삶은 때로 초라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쉽게 말할 수 없는 단단함이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 아무도 기록하지 않아도, 그들은 오늘을 끝까지 살아낸다. 그리고 아마 내일도 다시 수레를 끌고 길 위에 나설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길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들의 삶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잠시 마음속으로 말을 건넨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하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