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아크릴 페인팅
심심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꺼내든 페인트..
그들의 그림이 끝나고
남은 페인트가 아까워 붓을 또 들었다.
분명
시작은 낮이었고,
땅은 들판이었는데,
무언가 맘에 들지 않았다.
뭘까?
뭐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무언가 아닌 것 같은 느낌.
다시 하자니 머뭇거려진다.
다시 시작한 그것이
지금의 이것보다
더 나으리란 보장이 없고,
자신이 없어서..
그런데... 그게 중요한가?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그래.
다시 하자.
다시 시작하자.
그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후회를 남기지는 말자.
.
.
.
낮이고 들판이었던 나의 그림은
어느새 밤이 되고 산이 되었다.
이것이 아크릴 페이팅의 매력이지.
이미 칠해진 그 배경위에 덧칠을 해서 다시 그릴 수 있다는 것.
우리의 작은 실수들도 이렇게 덧칠을 할 수 있겠지?
큰일 같지만 시간이 지나 마르고 나면,
다른 색을 입혀 원래의 것을 덮고 새로운 걸 해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내의 인생도..
지나고 보면 실수로 얼룩졌던 작디작은 나의 과거들이
별일도 아닌 별일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실수를 다시 고쳐가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간다.
그래.. 별거 아니야.
그럴 수 있어.
그 작은 실수들 덕에, 지금의 이 그림이
더욱더 나다워지게 되는 거야.
단, 실수가 너무 반복되어 캠퍼스가 블랙이 되게는 하지 말자.
검게 물든 캠퍼스가 다시 화이트가 되려면
그 시간과 여정이 너무나 길 것 같아..
결국에 캠퍼스를 검게 만드는 건 나의 욕심때문이었던 것 같아.
공허한 하늘에 뜬금없이 오로라를 넣고 싶었다.
하지만... 넣지 않았다.
욕심이 과하면 캠퍼스가 검게 될지도..
멈출 때를 아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여기서.
손을 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