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아래 첫 인사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본 공항 풍경은 생각보다 덜 붐벼 있었다.여행 전 뉴스에서는 인천공항이 대란을 겪고 있다며 출입국 심사를 위해 훨씬 일찍 도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수월했다. 아마도 평일에 떠나는 일정 덕분이었을 것이다.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과 수하물 위탁을 마치고 금세 면세 구역으로 들어섰다.
드넓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둘러보며 신혼여행의 설렘을 느껴보려 했지만, 아직 비행기에 오르지 않아서인지 실감은 크게 나지 않았다. 공항 내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신혼집에 필요한 물품 목록을 정리하고, 여행 경비를 계획하는 등 비행기를 기다리는 긴 시간 동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출국 전,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KFC에서 햄버거와 하이볼을 주문해 먹었다. (이 선택은 최고의 한 수였다.)
저녁 9시 무렵, 비행기에 탑승했다. 호놀룰루를 향해 이륙한 비행기는 곧바로 석식 기내식을 제공했다. 식사를 마치고 아내가 챙겨준 목베개와 안대를 착용한 뒤, 푹 잠에 들었다. 7시간 가까이 내리 자고 일어나니 남은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였다. 기내 조식을 먹고, 아내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금요일 아침,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위해 1시간 30분 이상 대기했다. (이전 방문 때보다 심사가 훨씬 까다로워진 듯 느껴졌다.)
긴 기다림 끝에 입국을 마치고, 드디어 '천당 아래'라 불리는 하와이에 발을 디뎠다. 신혼여행, 진짜 시작이었다. 차를 타고 와이키키 시내로 향하는 길, 장대비가 쏟아졌다. 비가 그쳤다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 한국이었다면 당연히 우산을 썼겠지만, 하와이에서의 비는 스쳐 지나가는 손님처럼 느껴졌다.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걷는 사람들,
잠시 뒤 맑게 갠 하늘,
곳곳에 자리한 야자수와 반얀트리,
비구름이 지나간 자리엔 순간 무지개가 피어 있었다.
이슬을 머금은 나뭇잎과,
거리를 여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본격적인 하와이에서의 추억 쌓기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