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Aloha) - 04

해안도로를 따라 우리만의 여행을 시작하

by 시나브로

시내를 지나 해안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와이키키 비치를 지나 다이아몬드 헤드 부근에 이르자, 탁 트인 해안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오아후섬 곳곳에 펼쳐진 풍경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세상이 좋아져 카메라 화질이 아무리 좋아졌다 해도, 눈과 코, 귀, 피부로 직접 느끼는 풍경은 비교할 수 없었다.


특별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차창 너머 스쳐가는 장면 하나하나가 하와이만의 맑고 청량한 매력을 품고 있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을 바라보며, 대자연 앞에 인간은 먼지처럼 작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들,
산을 트레킹하는 사람들,
트롤리를 타고 여유롭게 관광하는 사람들.
곳곳에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대자연의 너른 품 덕분인지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면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에 절로 마음이 치유됐다.
'이걸 보기 위해 하와이를 왔지.'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모든 순간순간을 눈에 담고 싶었다.

오랜 비행으로 쌓인 피로가 몰려왔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는 그런 피로도 가볍게 잊혔다.
서서히 하와이라는 공간이, 우리 마음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으며 아내가 말했다.

"같은 금요일인데, 이제야 신혼여행이 실감 나."
(한국과 하와이의 시차는 약 19시간. 한국에서는 금요일 저녁에 출발했지만, 하와이에서는 금요일 아침에 도착했다.)


우리는 연애 시절에도 해외는 아니지만 국내 곳곳, 특히 바다가 인접한 지역들을 함께 여행했었다. 그때마다 하와이 바다의 아름다움을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말했던 순간들이 현실이 되어 함께 하와이의 바다를 마주하게 되니 더욱 벅찼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와이키키 비치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우리 앞으로의 삶과 행복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여유와 행복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우리도 우리만의 행복을 하나하나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서로의 가치관이 잘 맞고, 다른 점은 다른 대로 존중하고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하와이에서의 신혼여행 첫날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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