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메뉴판 찾기
"뭐 먹고 싶어?"
"아무거나."
"그럼, 파스타 어때?"
"파스타는 좀 느끼하지 않아?"
아무거나 다 괜찮다고 말했지만, 막상 메뉴를 제안하면 탐탁지 않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런 상황을 일주일에도 여러 번 마주하는 것 같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나는 무엇이 가장 끌리거나 선호하는지 명확히 말했어야 했던 건 아닐까?
작게는 음식 취향부터, 크게는 인생의 방향까지 명확함보다는 흐릿함 속에서 살아가는 기분이 든다. 요즘 들어 가장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 한 직장이나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이다. 지금 나는 마치 1년을 버티기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분들 역시 버틴다는 마음이 있었겠지만 적게는 10년, 많게는 3~40년을 같은 일을 꾸준히 해온 그 정신을 본받고 싶다.
생각이 많으면 몸도 무거워지고, 결국 생각에 지배당해 행동보다 현재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는다. “너무 생각이 많다”라는 지적을 받을 때도 있고, 완벽주의적 사고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바꾸려고 노력해 보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특히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작고 사소한 것에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예를 들어, 맞춤법 오류나 띄어쓰기 오류처럼 사소하지만 중요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만족보다는 부족하고 불만족한 점만 보이게 된다. 그런 부정적인 시선이 업무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낸다. 그 구멍이 다시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더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한 걸음 멀리서 가볍게 생각하라”거나 “실수해도 괜찮다” 같은 흔한 위로는 가슴 깊이 와닿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실수를 통해 성장의 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수를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이미 발생한 실수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는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취향과 욕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듯, 내 자신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무엇부터 설정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하나씩 찾아 나가는 것이 첫걸음일 것이다.
하나씩 나를 알아가고, 이를 통해 원하는 모습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내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