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을 때, 나를 돌아보는 법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과연 맞는 것일까?
요즘 들어 부쩍 이런 고민이 자주 떠오른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수십 명의 지원자 중 선택받은 곳이기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일하면서 성장하기보다는 나의 입맛에 더 맞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는 듯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음식을 가려 먹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원래 사는 게 다 그런 거야”라고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그 말에 마음이 편해질 때도 있지만, 어떤 날에는 전혀 와닿지 않을 때도 있다. 인생이 강한 자극만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분명 내가 원했던, 의미 있는 직장임에도 이곳에서 몇십 년 이상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진다.
일이 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그렇다면 “너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르지만, 나는 그 질문에 정확한 답은커녕, 그럴듯한 변명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빙빙 돌기만 하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어느 순간부터 길을 잃은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인생의 굴곡을 겪는다지만, 나이가 들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내가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마저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가슴 속에 꿈과 열정을 가득 품었던 나는 지금 현실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급급한 사람이 되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고, 잠시 내려놓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지금 당장 이 감정에 충실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다행스럽게 나는 여러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글쓰기였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한 글쓰기. 지금의 나를 알아야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쓴다고 해서 답답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본질적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갈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국 이러한 질문들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결국 내가 정하기 나름이다. 나이가 들면서 소신보다는 고집만 늘어나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어쩌면 도전할 용기가 부족해,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며 도망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글은 나 자신에게 쓰는 반성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를 진지하게 돌아보지 않은 잘못,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내 부족함을 애써 외면한 순간들,
이런 것들을 차분히 돌아보고 싶다.
부족함을 마주하고 인정하다 보면 어쩌면 지금보다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