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마저 성과로 남기려 했던 마음에 대하여
직장인의 삶은 월요일부터 금요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주말까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쉰다’는 말에는 세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첫째, 피로를 풀기 위해 몸을 편안하게 두는 것.
둘째, 잠을 자는 것.
셋째, 잠시 머무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뜻만으로도 ‘쉰다’라는 말이 품고 있는 이미지는 충분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나는 쉬는 날에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걸까.
쉬는 날이면 하려고 했던 계획은 많지만,
막상 게으름의 늪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피로를 풀기 위해 몸을 편안하게 두겠다며 침대에 몸을 맡겨 보지만,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귀신같이 눈이 떠진다.
휴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집에만 있어도,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해 있고
‘잠시 머무는 것’ 자체를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마치 휴식조차 일상처럼 계획을 세워
잘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쉬는 날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작은 생산성을 얻었던 기억이 좋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자격증 시험을 거의 준비하지 못한 채 시험장에 간 적이 있다.
시험을 보러 가는 동안에는 묘하게 기분이 몽글몽글했고,
결과와 상관없이 시험을 치르고 나니
하루의 시작을 뿌듯하게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말이라고 해서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곧 휴식은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운동하며 땀을 흘리는 시간이 휴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에 몰두하는 시간이 휴식일 수 있다.
나 역시 평일이든 주말이든
짬이 나는 시간에 땀 흘려 운동하고 나면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곤 했다.
휴식의 시간에도
나는 나 자신을 평가하며
생산성과 성장에 무게를 두고 시간을 보내곤 했다.
과거에는 그 성장이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스펙에 가까웠다면,
요즘은 여전히 그런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한 채
마음이 내키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매일 일기를 쓰며
‘오늘 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가’라고 돌아봤을 때,
무엇이든 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으면
그날은 잘 보낸 하루라고 스스로를 평가하곤 한다.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가야지 생각했던 장소에
실제로 가보는 용기를 내는 것,
언젠가 해야지 미뤄두었던 일에
하나씩 도전해보는 것만으로도
요즘의 나에게는 충분한 휴식처럼 느껴진다.
지난주 문득,
지금 금액의 제한 없이 마음껏 놀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딱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대신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한 날,
맑은 하늘을 보며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걷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간식 몇 개를 사 먹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함께 떠올랐다.
휴식은 소비에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경험을 하거나,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때
당시에는 조금 힘들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가 재미있었지” 하며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휴식은 일상과 마찬가지로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는
시간의 축적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나는 일과 휴식을 완전히 분리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대신 일과 휴식 모두에서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어 나를 잃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