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신혼집

Part1. 다가구 라이프

by 유혜

눈을 떠보니 낯선 방 안에 누워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나는 일주일 전 결혼식을 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어제 밤 이 낯선 집에서 잠이 들었다.


'오마이갓! 내가 결혼을 했다니!'


믿기지 않았다. 독신을 선언했던 내가, 옆에 누워있는 이 낯선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한 침대에 누워있다.

이 집은 사당동 후미진 언덕 끝에 있는 낡은 다가구 빌라 3층. 결혼 전, 경상도 말투를 쓰는 착한 시어머님은 3500만원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엄마가 1억짜리 집이라도 해줘야 카는데 미안해서 우야꼬."


나는 겉으로는 "괜찮아요"라고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안 괜찮았다. 서울에 1억짜리 집이 어디있나.

친정엄마가 4천만원을 보태주셔서 총 7500만원으로 집을 구했다.


한 두 달쯤 후, 그릇을 주시겠다며 시부모님이 방문하셨다.


"엄마가 준 돈으로 이거 밖에 못 구하드나?"


시어머니께서 허름한 집을 둘러보며 말씀하셨다.


'이 집은 3500이 아니라 7500짜리에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삼켰다.


나중에 알았지만 시부모님이 사시는 청주에서는 3500만원이면 방3개 깨끗한 빌라 전세, 20평대 구축 아파트 전세, 월세로는 신축 아파트 30평도 들어갈수 있는 돈이었다. 평생 청주에서만 사셨던 시부모님은 아들 장가보낼때 3500만원 정도면 깨끗한 쓰리룸 아파트 정도는 구할수 있을줄 아셨던 거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은, 그렇게 비싼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