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다가구 라이프
"이거 하면 아이패드를 준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우연히 들른 마트에서 우리 부부는 큰 일을 저질렀다. 마트에 판촉나온 은행상품에 덜컥 가입한 것이다. 월100만원짜리 저축보험이었다. 월50만원만 하자는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사은품에 눈이 돌아 월100만원 납입하겠다는 싸인을 했다. 사은품은 아이패드였고 남편은 그걸 꼭 갖고 싶어했다. 맞벌이 해서 월100만원 저축이 뭐 힘들겠냐 생각하고 나도 승낙을 했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 가정에 엄청난 풍파를 가져다 주었다.
그 즈음 남편은 이직을 했다. 하지만 이 직장에서는 월급날짜가 지켜지지 않았다. 어떤 달은 적게, 어떤 달은 아예 안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 100만원씩 저축하는 것은 버거웠다. 이 상품은 입금정지는 불가했고, 가입한지 1년 미만이었기 때문에 해지시 아이패드 값을 물어내야했다. 만기는 5년이었다. 나는 입금된 금액을 일부 출금 후 재입금하는 방식으로 간신히 이 저축을 유지했다.
'저 아이패드만 아니었어도...'
아이패드를 볼 때마다 부셔버리고 싶었다. 그건 이미 남편의 게임기가 되어 있었다. 그 아이패드가 정확히 얼마인지도 몰랐지만 무조건 아깝다는 생각에 나는 몇번씩 중도출금을 하며 버텼다.
곰팡이가 피고 수시로 엄지손톱만한 바퀴벌레가 나오는 그 집에서 3년을 살았다. 아이를 품었고, 낳았고, 그 아이가 아장아장 걸을 때까지 나는 '이사'를 생각하지 못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내 집 살림을 '이사'하는 상황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해야 했다. 이 집은 아이를 키우기에 적당하지 않았으며, 이제 믿을만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나도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에서 이사가는 방법에 대한 여러 글을 읽었다. 내집마련 정보가 있는 카페에도 가입했다. 그 카페에서 'SH 장기안심 주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심사를 통해 저소득가정에 보증금4500만원 (이후에 6천만원으로 상향됨)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제도였다.
나는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했고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처음엔 몰랐다. 이 좋은 제도가 왜 욕을 먹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