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내 집 지키기
아파트단지 이웃들과는 단체카톡방이 있었다. 분양받은 초기부터 만들어져서 각종 정보를 소통하기 좋은 창구였다.
어느 날,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단톡방이 시끄러웠다. 지정된 요일이 아닌데 종이박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 박스에 붙은 송장을 찍어 단톡에 공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빌라 살던 사람들이 습관대로 버려서 그런가봐요."
순식간에 '빌라 살던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 되었다.
서울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 중학교가 있었다. 주변은 모두 비싼 아파트촌이었고 일부 빌라촌도 학군에 포함되었다. 나는 그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단톡방에 가입한 상태였다.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가 아파트에 자가거주하는 학부모들로 보였다. 그 톡방에서도 누군가 그랬다.
"빌라 애들이랑 같은 학교 보내기 싫어요."
"학교가면 빌라 애들이랑 많이 어울리나요? 어울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빌라에 산다는 이유로 쓰레기도 마구 버리고, 애들 교육의 질도 안 좋다고 단체로 매도당해도 되는건가?
누구는 태어날때부터 아파트에 살았나?
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이렇게 계급을 가를수 있는 근거가 되는가?
거의 평생을 빌라에서 자랐고, 직전까지도 빌라에 살다가 간신히 내집마련을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돈을 아꼈고 저축했다. 대출 많이 끼고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빌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 더 순자산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거주지가 아파트가 아니라고 해서 이렇게 차별받는 것이 타당한가?
우리는 언제부터 아파트에 산다는것이 성공한 삶이고 상위계급이 되는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나?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해졌다.
여름이후로 남편의 고시원 생활은 계속되었고, 아이 학원비와 물가, 주담대 때문에 허덕이고 있었다. 입주1년쯤 지나자 입주장이 잦아들었고 전월세 가격이 어느정도 상승하고 있었다.
부동산어플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30평 이 집을 월세로 임대주면 그 월세 가격만큼 서울에 20평대 월세를 구할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게 2년을 임대인이자 임차인으로 살고 나면 그 후에 임차인이 나갈때 맞춰 집을 매도하고, 그 돈으로 서울에 갈아타기를 하거나 최소한 아파트 전세는 얻을 수 있을것 같았다.
그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가 경험한 진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