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이곳으로
드디어 취직을 했다.
1년 동안 일을 쉬면서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보고 난 뒤
결론을 내렸다.
’아,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되는구나.‘
마냥 좋을 것 같았던 백수생활도, 잠시뿐이었다.
일을 쉬다 보니 자신에 대한 효용성(?)을 의심하게 되었고
점 점 자신감이 사라졌다.
결국, 나의 하루는 구직 검색하는 시간으로 가득 찼었다.
2번의 고배를 마시고 들어가게 된 곳은 다름 아닌 ‘보건소’
공무원 싫어———
라고 외치며 나왔던 날을 뒤로하고
난 다시 보건소 생활을 택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갈 수 있는 곳이 그곳뿐이었다.
이제는 공무원이 아닌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3자의 눈으로 공무원들을 바라보니
내가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며
그들의 마음에 적극 공감이 되었다.
또, 내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바라보지 못했던
기간제 근로자분들의 고충, 어려움들을 매일, 느끼는 중이다.
‘역지사지’
좋아하는 한자성어이다.
상대의 어려움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곧, 그 상대가 되어야 한다.
그 자리에 가보지 않고서는
함부로 그 자리를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나는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도 않았으면서
교만하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다시 택한 보건소,
주어진 시간 내에
사소한 무언가라도 깨닫는 매일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