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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샘 Jul 27. 2024

맑은 날에 찾아온 비

불청객이 아닌, 친구였다.

강아지 산책 때문이라도 하루에 3번씩 가벼운 외출을 나선다.


한참 장마철인 요즘, 비가 안 오는 시간대를 잘 살펴가며 산책하고 있는데

오늘 기상청에게 뒤통수를 세게 맞아버렸다.


오후 3시부터 잠깐 비가 안 온다길래 허겁지겁 강아지 목줄을 채우고

길을 나섰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하늘은 맑고, 햇볕까지 쨍쨍한데

하늘에서 후두둑 - 비가 쏟아졌다.


다행히 집 근처라 금방 비를 피하긴 했지만

그 순간 짧은 생각이 지나쳐갔다.


'내 안에도 소나기가 내리지 않았을까., '


맑은 줄로만 알았던 마음에 소나기가 내리고 있진 않았을까,


내 하루는 기쁨으로 가득 차야 된다는 강박에

슬픔을 애써 외면한 것 같았다.


오늘 비를 맞아보니,


시원했다.


물론 쫄딱 젖은 채로 집에 들어와야 했지만

씻어내고 말리면 언제 맞았는지도 모르게 금방, 사라진다.


가끔은


소나기를 온전히 맞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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