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채움을 위하여
오랜만에 글을 쓴다.
요 몇 달간 많은 상실과, 어려움을 마주해
글을 쓸 엄두조차 나지 않았었다.
예상치 못한 상실은 삶에 큰 타격을 안겨준다.
마음의 준비라도, 심호흡이라도 좀 해두었으면
더 수월하게 견딜 수 있었을까 싶으면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며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본다.
잃어버린다는 것은 곧 채워질 자리가 생겼다는 것과 같다.
가지고 있었을 땐 그것이 최고인 줄로만 알았는데
잃어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생긴다.
상실과, 준비, 기대.
너무나도 다른 언어 같지만 한 공간에 존재한다.
나의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내 삶의 색깔도 달라진다.
흑백 필터로 상영되고 있던 인생의 장면에
한 줄기 색깔이 들어온 느낌이랄까,
상실은 또 다른 것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참았던 숨이 툭-하고 뱉어진다.
슬퍼하기엔 오늘이 너무 짧다.
상실 이후 다가올 준비를 내심 기대해 보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