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세요?

다행 행, 복 복

by 안소박


행복.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행복하세요?


물음에 쉽사리 “네”라고 대답할 수 없다.


일단 1번의 정의처럼 나에게 복된 운수가 찾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2번의 정의는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 흐뭇하다고? 이렇게나 지쳐있는데,


20대의 혼란함을 겪고 있을 때 30대였던 언니들이 말했다.


“너 20대가 얼마나 좋은 지 모르지? 30 되어봐. 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늙는다.”


그때는 언니들의 말이 와닿지 않았다.


당장 내야 하는 월세, 카드값, 홀로 싸우는 것만 같은 신규직원의 외로움.


20대가 뭐가 좋다는 거지.


30이 되어보니, 알겠다. 시간은 빠르다, 매우.


아마 이 글을 읽는 40대, 50대, 훨씬 더 앞서 걸어가시는 선배님들은

‘30대면 아직 한창이구나.‘ 하실 수도 있겠다.


내가 지금의 시선에서 20대를 부러워하는 것처럼.


그렇다면 왜 난 지금 행복하지 않을까?


왜 찬란해 보이는 10대, 20대 친구들을 부러워만 하고 있을까?

(분명 나도 겪어온 시간이면서)


다시 행복의 정의로 돌아와 행(다행 행)의 정확한 뜻풀이를 찾아보았다.


‘다행 행’은 죄인의 목과 발목을 묶는 형틀을 본떠 만들어졌으며, 이를 풀어헤친 상태를 '다행'으로 표현했습니다.
(출처: benjikim.com)


‘행(幸)’은 본래 죄인의 손발을 묶는 형틀을 본떠 만든 글자다. 그러나 그 형틀에서 풀려난 상태를 ‘다행’이라 했다.

죽을 뻔한 자리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것.


다행이다.



30대가 주는 압박감, 고정관념, 주변의 시선.

나의 목과 발목을 형틀에 묶어버렸다.


아무도 나에게 줄과 형틀을 주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줄을 주워다가 형틀에 누워 묶었다.


행복이란, 생각보다 단순하다.


목과 발목이 묶여있던 내가 자유해졌음을 믿고, 그 자유함을 온전히 누리기만 하면 된다.


오늘의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것을 이루었든(혹 이루지 못했든) 상관없다.


그냥.


나로서 충분하다.


행복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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