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ㅡ시간을 그리는 남자
암스테르담 공항에는 시간을 그리는 남자가 있다.
시간을 그리는 남자,
재미있는 발상이다.
만일 인간이 시간을 마음대로 그리고 지울 수 있다면 어땠을까?
지난날 후회했던 순간을 우리가 삭제해 버릴 수만 있다면 과연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선택적으로 우리 삶을 지울 수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거짓 포장된 삶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지우고 싶은 우리의 과거의 삶마저도
사랑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몇 해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공항에 설치된 대형시계였다.
특이한 점은 시계 속에는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직접 붓으로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그리고 있었다.
반투명한 유리창 뒤 남성은 시간이 바뀌면 수건으로 분침을 지우고 다시 페인트로 분침을 그려 넣느라
많이 분주해 보였다.
마치 실제 사람이
시계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한참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촬영한 영상이라고 한다.
시계 속에 있는 남자는
7시를 지우고
다시 7시 1분을 그리고
7시 1분을 지우고
다시, 7시 2분을 그린다.
매분마다 시간을 지우고 그려나간다.
저 시계 속의 남자처럼 우리의 마음대로 시간을
다시 그려낼 수만 있다면 어떨까 하고
잠시 꿈같은 상상을 해 본다.
공항의 시계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 마르텐 바스"의
시리즈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시계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남성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청소를 하는
푸른색 작업복의 얼굴 없는 노동자를 표현했으며
이를 보는 사람들이 시계 속 인물이 실제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사다리를 설치하고 시계에 문도 만들었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나는 바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 이곳에서
글을 쓰고,
아이들 사진을 찍고,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이들과 치앙마이 여행 중 만난 어떤 미국 정신과 의사는
내게 이런 대답을 했다.
"추운 날 산 정상에 올라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든 걱정 근심이 사라지고 행복해집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다
내 머릿속이 복잡해져 가끔은 비워내야만
다시 일을 할 수 있답니다."
어떤 청년은 꼭 행복해야만 하냐고
오히려 내게 반문을 한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심오한 철학자 같은 답을 주기도 했다.
어떤 여행자는...
"어린 딸을 꼭 껴안고 있을 때 세상 어느 순간보다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
라고 답하기도 했다.
질문을 하고 마음이 아파오는 대답들도 있었다.
지금의 삶이 너무 고단하여 과거가 아니라
10년쯤 미래로 가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아내, 며느리, 엄마, 딸의 역할에 지쳐 있지만
10년 후에는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지 않겠냐며 그날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 현재의 삶이 많이 힘겨워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여름날 이른 새벽에 살랑거리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를 산책하노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반짝하는 여름새벽에 만끽할 수 있는 호사이다.
그렇듯 우리가 꼭 행복을 멀리,
높은 곳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그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된다.
그동안 우리에게 사소한 행복을 알게 해 주었던
소. 확. 행ㅡ'작지만 확실한 행복 ' 시대에서
아. 보. 하ㅡ'아주 보통의 하루' 시대로 넘어왔다.
아무리 명예와 재물이 많다 해도 내 마음이 행복하지 않으면 바로 지옥이다.
세상의 많은 쾌락이 있지만 우리 인간의 마음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나는 글을 쓰기 며칠 전부터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의도적으로 찾아서 해본다.
내 안에 있는 창의력을 깨우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이다.
그 일로 내 안에 행복감이 충만해졌을 때 비로소 글이 쓰고 싶어진다.
내 안의 창의력이 마음껏 뿜어져 나오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노트북의 자판을 살며시 두드려본다.
https://youtu.be/SOxniqD2K1M?si=aojlvPb-w4b9dX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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