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새미로의 PHOTO - 사람

나만의 버킷리스트

by 온새미로









나만의 버킷 리스트

몇 해 전 여행 중에 나는 문득 엉뚱한 발상을 하게 되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한 가지는

'무조건 나를 믿어주는 두 사람 만들기'였다.


나를 무조건 믿어주는 사람이 두 사람만 있어도

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겨울 방학이라 딸들과 함께 시골 친척집으로 여행을 갔다.

문득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긴 소망이었다.




35 년 전 겨울 이맘때였다.

수능을 막 끝낸 믿음 좋은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고3 시험을 잘 치르고 집안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청년은 작은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버스와 충돌하는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큰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청년은 식물인간,

그리고 할아버지만 큰 부상 없이 깨어셨다.





그 후 35년 동안
그 청년은 침상에 누워 식물인간으로 스무 살에

삶이 그대로 멈추어 버렸다.

그리고 이제 침상에 누워있는 상태로 50대 중년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열심히 전도하려고 애쓰던 청년은

식물인간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부모님을

전도할 수가 있었다.


청년의 바람대로 부모님은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40대였던 청년의 아빠 엄마는 이제 흰머리와 얼굴에

주름살 가득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부부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아들을 데리고

'다 함께 죽자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나'

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신세를 한탄하며

자살시도를 여러 번 했다.

그때마다 정신만 다시 돌아온 아들은 눈빛으로

부모를 말렸고 차마 아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못한 부부는 지금까지 아들을 돌보며 시골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건장하게 다 키운 금쪽같은 아들이 식물인간이 되었다.

죽음과 희망의 다리를 번갈아가며

영혼을 갈아 넣는 지옥 같은 이생의 삶을 차마 아들을 두고 죽을 수도 없어

하루하루 힘겹게 부부는 살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30년이 지나 부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

자신들의 삶을 받아들였다.

도시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공기 좋은 시골에서

아들과 함께 주변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며 사는 그들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다.


그날 나는 두 딸과 함께 부부에게

근사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들의 눈빛에 차마 죽을 수도,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더 처참한 고난에

살아갈 힘도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들을 위로하고 청년의 초점 없는 눈동자를 보며 간절히 기도했다.


'이제 부모님이 하나님을 영접했으니
아무 걱정 말고 천국 가서 평안하게 지내도 된다'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다.



건강한 가족이 내 곁에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했다.

평소에 구두쇠였던 딸아이가 식사비를
계산하라고 조심스럽게 내 옆구리를 찌른다.

부부의 사연이 어린 딸아이의 마음에도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나를 무조건 믿어주는

사람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휴게소에 잠시 멈추고 지인 열 분에게 문자를 보냈다.


Q. 저 급한 일이 생겨서 혹시

천만 원만 융통 가능할까요?"


A. 계좌번호 주세요 입금할게요.

.

.

10분 후에 한 분에게 답장이 왔다.
그리고

내 통장에 바로 천만 원이 입금되었다.

인들은 뜬금없는 문자에 황당했겠지만

나는 마음이 따뜻해져 한동안을 잘 보낼 수 있었다.

만일 나라면 아무 대가 없이 천만 원을 묻지도 않고

선뜻 보내줄 수 있을까?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후로 세 사람이 어디에 사용할지 물어보지도 않고

내 계좌에 로 입금했다.


다른 몇 분 들도 무슨 일이냐며 이런저런 방법으로

보내려고 하는 걸 입금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고민했다.

이유를 묻지도 않고 바로 내 통장에 입금해 버린 분들에게 나의 고마운 마음을 어떤 감동의 선물과 함께

천만 원을 다시 전달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이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뿌듯했다.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이 중요함을 느낀다.

요즘 나는 내 주위에 몰려드는 선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문득 이맘때가 되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생각이 난다.

오늘은 아들을 보살피느라 주름지고 더 늙어버린 그 노 부부에게 과일상자를 보내야겠다.

이제 그 청년이 많이 평안해졌으면 하고 기도해 본다.




https://youtu.be/SOxniqD2K1M?si=aojlvPb-w4b9dXhq




#온새미로

#환경보호

#사랑

#버킷리스트

#소망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