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과 시간표의 경계를 넘는 수업

구글클래스룸을 활용한 수업관리

by 온시

출발점 : 학생에 대한 배려 + 나의 게으름


내가 경험한 많은 학생들은 챙겨줘야 할 것들이 많은, 이른 바 손이 많이 가는 학생들이다. 학습에 있어서도 스스로 알아서 챙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언제부턴가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들의 수업 결손에 대한 별도의 배려가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지각이나 결석 때문에 놓친 과제가 있어도 개인적으로 알려줘야 했고, 착실하게 수업을 들은 학생도 내용을 단 번에 이해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지만 같은 내용을 여러번 설명하기 싫었다. 초기에는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수업자료나 공지사항을 전달했지만 질서있게 축적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네이버 블로그나 구글드라이브를 활용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사용자 관리나 파일 업데이트 등 관리가 번거로웠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구글클래스룸이다.

구글 클래스룸은 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 의 일종으로 온라인 공간에 마련된 가상의 교실이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던 활동 중 일부가 시간표와 강의실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오프라인 강의실이나 이메일 등을 사용해서 이루어지던 수업자료 배부, 공지사항 안내, 과제 제시 및 제출, 질의응답 같은 활동들을 한정된 온라인 공간에서 간편하게 처리하고 저정해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드라이브와 연동되는 클래스룸의 작동 구조


구글 클래스룸은 구글드라이브를 비롯, 여러 문서관련 앱과 연동하여 작동한다. 처음 들으면 애매할 수도 있겠지만,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교수가 계정을 갖고, 학생을 초청하면 교수 학생 모두 각자의 구글드라이브가 생긴다. 이 드라이브를 책꽂이라고 생각하자.

일단 교수의 책꽂이를 생각하자. 보통 책꽂이는 뒷판이 막혀 있으니 교수 자신만 꽂혀있는 내용을 보거나 다룰 수 있다. 그 중에서 몇 칸의 뒷판을 뚫어버린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그 책꽂이 뒤편에 있던 다른 사람, 즉 학생들도 그 칸에 있던 내용을 열람하거나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물론 등록된 학생만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온라인 상에 만들어진 뒷면이 뚫린 책꽂이의 앞뒤에서 학생과 교수가 자료나 과제를 주고 받는 것이 구글클래스룸의 아주 간략한 작동 개념이다.

학생들도 자신이 작성한 과제를 제출하면 교수가 열어놓은 책꽂이의 칸으로 전송이 되고 교수는 그 과제를 확인 하고, 채점이나 피드백을 마친 과제를 반환하면 학생의 책꽂이로 되돌아가는 방식이다.

위 그림을 보면 교수용 책꽂이 옆에는 책상이 하나 놓여있다. 구글독스, 구글시트, 구글슬라이드, 구글폼 같은 문서를 생산하는 앱을 비유한다고 보면 된다. 이 책상에서 수업에 쓸 자료나 설문지 등을 만들어 책꽂이에 보관하는데, 뒷면이 막힌 칸에 보관하면 교수자 개인만 볼 수 있고, 뒷면이 뚫려있는 칸에 올려두면 학생과 공유하게 되는 셈이다. 구글앱을 쓰면 책상위의 내용이 책꽂이로 실시간 자동으로 옮겨지는 반면 MS나 한컴 포토샵 같은 다른 앱으로 만든 파일은 따로 옮겨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어떻게 사용하는가? 처음 시작하기


구글 클래스룸 권한 신청

구글클래스룸 사용은 기관에서 먼저 신청하고 권한을 받아야 한다. 교무부나 전산원 쪽에서 일을 처리해 줘야 한다. 그 다음에 별도로 G-suite for Education ID를 받을 수 있다. 개인이 만들 수 없다. 대략 abc@gs.study.ac.kr과 같은 형태를 갖고 있어야 구글클래스룸 아이콘이 표시가 되고 사용할 수 있다.


편리한 구글 앱에 익숙해지기

교실이 만들어지고 학생들도 들어왔으면, 수업에 필요한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이왕이면 구글독스, 구글시트와 구글슬라이드 같은 구글앱을 사용하는 할 것을 권한다. 별도로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문서를 수정하는 대로 실시간으로 자동적으로 책꽂이에 파일이 올려진다. 가령 수업자료를 카톡이나 메일로 전송한 이후에 수정했다면, 다시 올려야 했지만, 구글앱은 그럴 필요가 없이 문서 자체만 수정하면 끝난다. 별도로 업로드나 전송 작업이 필요 없다.

한컴의 한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사용해도 파일을 올리는 것에는 상관 없지만 교수의 파일 수정이나 학생의 파일 열람 등이 좀 불편할 수 있다. MS제품 만큼 강력한 기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구글앱에 익숙해 지기를 권한다.


경험자가 추천하는 필수 기능들


1. 강좌 개설하고 학생 초대하기

강좌를 개설하고 설정 메뉴에 들어가면 학생 초대를 위한 링크나 코드를 볼 수 있다.

수업 단톡방에 초대링크를 올려주거나, 수업 시간에 초대코드를 보여주고 접속하게 하면 된다.


2. 학습목표별 배점 계획하기

강좌를 개설하면 설정 메뉴에 들어가서 학습목표별 배점계획 같은 일종의 평가계획을 세우는 '성적카테고리'라는 항목이 있다. 학습목표별로 배점을 줄 수 있는 기능이다.

(1) 먼저 예시처럼 총점 방식이 있다. 네 개의 학습목표와 출석을 합힌 총점이 딱 100점이다. 총점방식으로 하려면 각 성적 카테고리별로 수행하는 과제나 시험의 합계점수도 카테고리별 배점과 일치해야 한다. 학생에게 수시로 점수를 공개하는 경우에는 이 방식을 권장한다.

(2) 총점방식 말고 백분율방식도 있다. 예시에서 출석을 포함한 다섯 개 카테고리가 모두 20%의 비율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기초정보조사 카테고리의 평가를 100점 만점의 과제로 평가하는데, 어떤 학생이 80점을 받았다면 과목의 총점에는 20%의 비율에 해당하는 16점만 반영되는 것이다. 교수 입장에서 점수 계산은 편리할 수 있지만 학생에게 사전에 점수를 공개하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3. 동료 교수 추가하기

교사를 추가하는 기능이 있다. 한 과목을 분반해서 여러 명의 교수가 수업할 때 사용하면 좋다.

예를들어 기초설계를 A반과 B반으로 나누어서 이길동 교수와 김길동 교수가 각각 수업을 운영한다면 각자 구글클래스룸에서 강좌를 개설한 후에, 서로를 교사에 추가하면 된다. 자연스런 정보 교류나 수업 조율이 가능해진다. 학생을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4. 수업자료 및 과제, 질문 올리기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은 수업자료를 올리고, 과제를 안내하고 제출받고 피드백하는 일일 것이다.

(1) ‘과제’는 학생이 작성한 파일을 주고받고 점수를 알려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파일은 교수가 구글앱을 이용해서 만든 워크시트 뿐만 아니라 한글, 캐드, 엑셀 등도 당연히 첨부해서 주고받을 수 있다. 다만 구글앱이 아닌 외부파일은 별도의 다운로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도 있다.

(2) ‘자료’는 강의내용 같은 열람 목적으로만 제공하는 파일을 올릴 때 사용한다.

(3) ‘질문’ 또는 ‘퀴즈과제’는 구글설문지를 기반으로 만든다. 이 설문지가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아 애먹었던 경우가 있었는데, 교수자는 abc@gs.star.ac.kr 형식의 기관메일을 사용하지만 학생들은 abc@naver.com 형식의 개인 메일을 사용해서 생긴 문제였다. 설문지의 설정에서 접근권한을 풀어주면 된다.


5. 자료 분류하고 정리하기

수업자료나 과제를 계속 올리다보면 단순히 업로드 순서대로 쌓이다 보니 정리도 잘 되지 않고, 필요한 내용을 찾기가 불편해진다. 과제나 수업자료를 주제별로 분류하면 된다. 예시의 ‘03주(0317,0322)’도 하나의 주제다. 이렇게 주제를 붙여주면 순서변경도 가능하고 찾기도 쉬워진다.

자료명칭과 날짜 사이에 있는 ‘기초정보조사’나 ‘공간규모이해’는 성적카테고리가 표시된 것이다. 이 수업이나 자료는 어느 학습목표(수업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가를 알려준다. 대부분 학생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체계적인 계획 자체가 교육용 자료가 될 수도 있고 학생에게 성적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6. 과제 점수 한 눈에 보기

학생들의 과제 점수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예시를 보면 0331, 0317, 0315 세 개의 과제가 보이는데, 점수나 제출여부를 표시하는 패턴이 각각 다름을 알 수 있다.

(1) 첫째 과제에는 점수에 상관없이 모두 제출안함이 표시되어 있다. 오프라인으로 과제를 받고 점수만 피드백해준 경우다. 예를들어 중간고사 점수를 각자에게 알려주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도 좋다.

(2) 두번째 과제에는 온라인으로 과제를 제시하고 제출한 경우로, 점수만 표시되었으며 제출하고 채점까지 마쳐진 상태다.

(3) 세번째 과제는 온라인으로 과제를 제시하고 제출하였지만 과제 자체에 배점이 없는 경우다.


7. 구글드라이브에서 자료 찾아보기

구글클래스룸은 구글드라이브와 연동되어 한 몸처럼 작동한다.

(1) 만약 ‘기초설계(22)’라는 새 교과목을 추가하면 내 드라이브에 Classroom 폴더 아래에 ‘기초설계(22)’라는 새 폴더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과제를 제시하면 과목 폴더에 각 과제별 하위폴더가 만들어지고,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의 첨부파일이 여기에 보관된다.

(2) 학생들도 각자의 구글드라이브가 생성된다. 교수가 과제양식을 배부하면 학생 각자의 드라이브로 양식의 사본이 전송되고, 작성을 마친 과제를 제출하면 교수의 과제 드라이브로 파일이 쌓이게 된다.


8. 온라인에서 종강하기

학기가 끝나면 구글클래스룸에서도 종강을 해야 한다. 보관처리하면 대시보드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파일이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 보관처리된 파일은 다시 복원할 수 있다.



사용 후 찾아온 변화들


자료를 늘 볼 수 있어서 교수, 학생 모두 편해졌다

구글클래스룸을 사용해서 역효과가 날 일은 없다. 실제로도 수업 자료가 항상 올려져 있고, 과제 제출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는 학생의 반응도 볼 수 있었고, 나 역시도 실습 시간에 이전의 수업 자료를 보면서 작업하는 학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제출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했고, 참고할 자료가 올려져 있으니 활용하라는 등, 교수의 개입은 필요했다. 그래도 이 정도로만 얘기하면 되는 점도 분명히 편해진 점이기는 하다. 또, PC를 켜지 않고 소파나 침대에 누워서 간단한 열람이나 피드백은 가능한 점도 분명 장점이다.


과제물 정리와 피드백이 수월해졌다

종이 과제를 걷어서 채점하고 다시 나눠주는 수고가 없어졌고, 이메일로 받은 과제의 첨부파일을 따로 모으고 파일명을 수정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제출받은 과제에 대한 피드백 댓글이나 점수를 학생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떤 학생들은 수정한 과제를 다시 제출하기도 하였다.


일종의 아카이빙, 만약의 팬더믹에 대비할 수 있다


과거 팬데믹 당시 가장 난감했던 기억 중 하나는 실습과목조차 강의 영상을 통해 수업 근거를 남기라는 지침이었다. 수업 진행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업 자료와 과제 안내가 투명하게 게시되고, 학생들의 결과물과 교수의 피드백이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다. 아카이빙이 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비대면 전환이나 엄격한 학사 관리 지침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근거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LMS사용자는 소수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구글클래스룸이나 자체LMS의 사용자가 아주 적었던 것 같다. 전체 교수의 반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학과에서도 10명 정도의 교수자 중에서 나 혼자다. 자신의 강의를 아키이빙 할 수도 있고, 학생과의 소통기회를 넓힐 수도 있고, 강의영상만 보여주는 비효율적 온라인 수업을 보완할 수도 있다. 많은 교수자가 한 과목이든, 부분적이든 LMS를 활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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