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이벤트 지원작_ 2 올해의 종업식
<올해의 종업식>
1학년 입학식은 참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 어릴 적 앨범을 볼 때면 꽃다발을 안고 엄마와 함께 찍은 입학식 사진은 꼭 찾아서 본다.
아들 녀석이 1학년 입학한다 하여
비싸게 주고 구입한 가방과 실내화 가방,
필통은 여전히 새것 같다.
이번에 종업식을 한다 하여
각자 집에서 아이들이 한 글자 한 글자 맡아서 그림을 들고 사진을 찍어 영상을 만들었다.
모든 아이들의 한 글자씩 그림 들고 있는 사진을 영상화하면 다음과 같다.
"선생님, 늘 사랑으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에 영상 편집을 하면서 괜스레 눈물이 났다.
예쁘게 꾸민 글자 그림을 들고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이 찡했다.
마스크 뒤로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얼굴들을 서로를 마주 보지 못한 채 그렇게 1학년이 마무리되었다. 옆에서 보는 아이는 '이 친구는 우리 반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는 잘 떠들지도 못하고 앉아만 있어야 했던 친구들.
선생님도 혹시라도 마스크 벗은 모습에 못 알아볼까 봐 걱정되신다고 하였다.
원격수업으로 부모로서 많이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이번에 그래도 한 반의 선물을 영상 제작하면서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편집하다가 감동은 내가 다 받은 것 같다.
올봄이 오면, 친구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는 날들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그렇게 이 겨울을 버티고 살아낸다. 적응하며 같이 견뎌주는 아이들이 참 고맙다.
_줄리
저는 초1 아들은 둔 줄리입니다.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을 해외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목소리로, 자막으로 또 다른 호흡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즐기며, 육아하고 있어요. 때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해 좌절감이 들기도 하지만 온수님 글처럼 따뜻한 위로를 만나는 덕에 살아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