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수 onsoo Feb 03. 2021

[너를 통해 나를] 이벤트_김구찬 님의 글그림입니다.

송구영신 이벤트 지원작_3 올해의 되살아난 추억

안녕하세요. 온수와 물꿈이 함께하는 매거진  [너를 통해 나를]에서는 오고 가는 해를 맞아 독자분들과 함께 하는 작은 이벤트를 열었었는데요. 한 해동안 유난히 기억에 남는 물건이나 대상을 떠올려보고, 스케치와 글을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원작은 1월 말까지 받아 소중한 글그림 두 작품을 더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김구찬 님의 작품소개합니다.



2021년 1월에 보내주신 김구찬 님의 글과 그림입니다.

<올해의 되살아난 추억>

어느 날 강에서 아빠가 크고 멋진 돌을 발견하셨다.
“이거 봐, 얼굴 모양이지?”

나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아빠는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이 돌은 나무가 그려져 있고, 저 돌은 보석이 박혀있어.”

아빠는 여행 다닐 때마다 돌을 가져와, 집안 곳곳에 진열해두셨다.

어느 날부터 나는 아빠를 따라 돌을 줍기 시작했다.
‘아빠 돌 하나, 나 돌 두 개.’
‘아빠 돌 두 개, 나 돌 세 개.’

나는 아빠한테 지기 싫어서 돌을 더 많이 주웠다. 그렇게 하나 둘 모은 돌멩이들은 노마에프*통에 담겼다.(*어린 시절 약국에서 팔았던 어린이 영양제이다.)

노마에프통을 열어보면 나의 보물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표면이 아가 손처럼 부드러운 강촌 돌멩이, 무지개빛이 담긴 울산 조개껍질, 에메랄드 같은 해운대 유리조각...

꺼내어 볼 때마다 찾았을 때의 기분이 다시 느껴졌다. 그렇게 모은 보물들은 이사를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엔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빠와 함께한 나의 추억 조각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소중한 언니와의 만남으로 하얀 들꽃이 핀 돌멩이를 선물로 받았다. 이 돌멩이로 인해 어린 시절 행복했던 추억이 되살아났다.

그렇게 다시 새롭게 쌓여가는 나의 소중한 보물들.

_김구찬


김구찬 님은 제가 참 좋아하는 동생이에요. 제가 쓰는 글에 먼저 찾아와 마음을 건네주었지만, 지금은 제가 더 구찬 님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마에프통에 담긴 '표면이 아가 손처럼 부드러운 강촌 돌멩이, 무지개빛이 담긴 울산 조개껍질, 에메랄드 같은 해운대 유리조각'이라는 구찬 님의 글에서 저의 거칠한 마음이 한없이 부드러워지네요. 아빠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조각들이라 더욱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사를 하느라 잊어버리셨다고 했지만 글을 쓰기 위해 기억을 떠올리며 어렴풋이 보이는 조각의 모습에 어울리는 표현을 고르셨을 구찬 님의 작은 시간을 상상해봅니다.


그림은 제가 구찬 님께 선물로 드렸었던 돌멩이 그림이네요. 제가 느낀 구찬 님의 느낌이 담긴 꽃과 돌멩이를 오랫동안 고르고 그렸었어요. 부드럽고 연한 색의 돌멩이 위에, 노란 꽃에 보송한 씨앗을 맺은 뽀리뱅이를 담았습니다. 오래전에 드린 것인데 이렇게 소중히 여겨주시고 정성스러운 그림으로도 그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그림과 글은 저에게 두고두고 예쁘고 예쁜 보물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구찬 님의 '되살아난 추억'을 많이 듣고 기억 속에 모으고 싶네요.


구찬 님께 선물해 드렸던 뽀리뱅이 돌그림입니다.



[너를 통해 나를] 송구영신 이벤트 <올해의 00>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추첨을 통해 2021년 발매 예정인 <너를 통해 나를> 도서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