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3
2023.03.07
비 오는 버스 창 밖,
어문계열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기 전 나는 딱 일 년 만이라도 그림을 배워보고 싶었다. 당시 심사가 있었던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 합격을 하고 기뻤었는데,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은 나뿐이었어서 수업을 따라가기가 무척 어려웠다. 뱁새 다리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드로잉을 하는 것만은 즐거웠는데 수료 전시에 작품을 내지 못하고 일 년 간 그린 드로잉을 벽면 가득 붙였다. 전시에 오셨던 편집자 분께서 나의 그림을 보며 평을 해주셨다. 그림은 좋으나 어디에도 쓸 곳이 없는 그림이라 말씀해 주셨었다. 그런 날들 중 오가는 버스 창에 기대어 찍은 사진을 그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