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이 잘 된 날, 그날의 만족감
글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자랑을 조금 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풋살인데, 잘하기도 한다.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되고 계속 실력도 늘고 있다.
실력에 대해 말하면, 아마추어 중에서는 상급이라고 자부한다. ‘플랩 풋볼’이라는 풋살 플랫폼에서는 사용자마다 레벨을 부여해 주는데, 나는 아마추어 등급 5개 중에 최고인 '아마추어 5' 레벨이다. 그 위는 세미프로, 프로 레벨인데, 이 정도가 되려면 어릴 적 축구/풋살 선수 생활을 했거나 기본기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아 본 적이 있어야 달성 가능한 레벨이지 않을까 싶다.
본인은 학창 시절 주말에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수돗물에 피카츄 돈까스로 점심 때우면서, 하루 종일 친구들과 공차면서 몸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익힌 실력이라 기본기가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학교 반에서나, 군대 소대 단위에서는 에이스였고 학교 대표, 군대 중대 대표 베스트 일레븐엔 매번 들었었다. 그래서 웬만한 일반인들과 축구나 풋살을 하게 되면, 10명 중 1~2번째로 잘하는 축에 든다. 특히 최근엔 회사 동호회에 주로 참가하니 더 수월하다. 또 최근 1년 새에 살도 거의 10kg가 빠지면서 몸은 잘 유지되고 있다.
(축구는 사람 모으기도 어렵고, 헤딩을 위해 점프를 자주 해야 하며 스프린트 거리와 횟수가 많아 부상 위험이 풋살에 비해 크다고 생각해서 주로 풋살을 한다.)
자존감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엔 자기 통제감과 자기 효능감이 있다고 한다. 풋살을 하고 나면 자존감이 최고로 충족되는 느낌이다. 내가 패스하고 싶은 대로 공을 보낼 수 있고, 드리블로 돌파를 하고 싶어도 대개는 성공한다. 내 몸과 상황에 대한 통제가 잘된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게 잘 되니, 스스로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효능감이 높아진다.
그래서 풋살을 하고 와서 몸은 지쳐있지만 집에 와서 씻고 나면 오히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은 눈이지만 동공도 더 커지는 느낌이다. 조금 더 오버를 하면 글 제목처럼, 내가 풋살을 하려고 살아가고 있구나! 삶의 다른 것들은 풋살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한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순간 들 정도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이나 사람은 내가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 같은 느낌이 들 때 가장 고통이 되어가는 법인데, 풋살만 하고 나면 다른 건 시시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풋살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제 날이 풀려가고 있다. 바야흐로 풋살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