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나를 쓰는 건지, 내가 글을 쓰는 건지
최근 6개월 동안 인간관계 측면에서 여러 가지가 휘몰아쳤다. (일은, 대개 그냥 하면 된다. 혼자서만 하는 일이 드물어서 문제다.) 그렇게 스스로 마음도, 생각도 정리할 겸 열심히 글을 써댔고 많이 극복이 된 듯하다가, 조금 오버해 버린 것 같다.
[예민하게 회사 다니기]라는 제목의 매거진에 이 글로써 30개의 글을 발행하게 된다. 어떤 글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썼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브런치에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스스로 부과한) 강박 때문에, 별 일도 아닌 걸 괜히 딥다이브해서 파헤치고 살 붙여 쓴 글도 더러 있다. 일종의 컨셉질이었다고 해야 할까. 예민하게 회사 생활을 생각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프레임에 사로잡혀, 회사생활을 굳이 그렇게 바라본 건 아니었을까? 내가 글을 쓴 게 아니라, 글이 나를 쓴 것일지도.
회사에서 겪은, 개인적으로 좋지 못했다고 해석한 일들을 더 이상 쓰지 말아 보자. 이제는 좀 부정적인 것들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락 짓고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원래가 머릿속이 시끄러운 사람이다 보니, 예민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건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매거진 [즐겁게 회사 다니기]를 써 보는 것이다. 대략 아래와 같은 컨셉이다.
‘아니, 이렇게까지 쥐어 짜내서 즐거움을 발견한다고?’
회사생활도 결국 삶인지라 즐거운 부분도 분명 있다. 열심히 발견하고 자주 즐겁길 소망해 본다.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즐거운 건 쥐어짜 낼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남 즐거운 이야기가 많이 읽힐까? 머릿속이 또 잠깐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