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려고 글을 썼던 것은 아니다. 회사 일이 좀 덜 바쁜 시즌이 되어 글 몇 개 쓰다 보니 계속 쓰고 싶어 졌고, 계속 쓰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해 작가 신청을 했는데 턱 승인이 나 버렸던 것뿐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주위 작가와 글들을 보며 욕심이 바로 생긴다.
이 사람은 구독자가 많네, 우와 강연도 한다고 한다. 강연비가 꽤 될 텐데 자기 취미에서 시작해서 돈도 벌고 좋겠다. 나도 강연비로 얼마 정도 벌면 회사 그만둬도 괜찮을까? 회사가 싫은 건 아닌데 회사 아닌 밥벌이 수단이 있으면 그래도 퇴사해도 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것이다.
내 문장이 좀 잘 안 읽히는 부분이 있는데, 글쓰기 강좌를 들어볼까, 책을 보고 공부를 해볼 까도 고민 됐다. 글의 제목도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확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제목을 써볼까?
혼란스러웠다. 나도 금세 인기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어서 몇 개 안 되는 글에 라이킷 해주신 분들 중 강연도 하고 출간도 하셨다는 분의 글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머리가 띵 해졌다. 명쾌해졌다.
"저 베스트셀러 열심히 보면서 인기 비결을 연구하고 있어요."
“어? 작가님 안 되는데?"
"왜요?"
”남의 글을 읽고 고민하기 시작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다 자기 색깔이 있는데, 남처럼 하려다가 이도저도 안 되기도 하거든요."
- 브런치 작가 ‘이드id’ 님, <14년간 글을 쓰며 발견한 좋은 글의 기준이 있습니다> 中
벌써 글을 몇 개 쓰지도 않았는데 (아직 발행하지 않고 저장만 한 글 포함해서) 나만이 느끼는 내 글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내가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글에 그치지 않고, 인기 있을만한 글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젠가는 그런 변화도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난 그냥 썼을 뿐인데 인기가 많아지면 제일 좋겠다.
그렇지만 지금은 초보작가로서 꾸준히 내가 재미있게 글을, 힘을 빼고 나답게 써가고 싶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했던 이유대로, 나는 내 글을 쓰고 싶었던 것뿐이고 다만 동력이 필요했을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