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히로 Feb 28. 2017

자소서에 쓸 기업자료 찾는 법

기업분석 빠르게 하는 법  ②

"저는 마땅히 쓸 경험이 없는데 어떡하죠?"

"잘 모르는 직무인데 여기도 지원을 해야 할까요?"

"인적성 공부는 언제부터 해야 할까요?"

"면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면접 준비를 지금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늘 나무랐다.


"경험이 왜 없어요! 얼마든지 있는데!"

"시도도 안 하고 무슨 안 될 거부터 생각해요!"

"인적성에 자신 없으면 인적성 있는 회사에 뭣하러 지원해요! 지금부터 공부하면 돼지!"

"준비에 때가 어딨어요. 지금부터 준비하는 거지! 시간 쪼개면 다 할 수 있어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을 들으면 '아니, 준비할 시간이 없는데 왜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조바심이 나서였다.


그런데 오늘 고민이 있어 나를 찾아온 한 학생이 하는 얘기를 들으며 많은 반성을 했다.


"멘토님이 뭔가 명쾌하게 이렇게 하라고 방향을 주셔도 지금은 힘이 나는 것 같지만, 결국 돌아가는 길에는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는 것 같은 외로움 같은 게 있어요."


취업준비를 하면서 계속 무너지는 자존감. 유일한 휴식처인 집에 들어가는 길마저 불편해진 요즘. 자꾸만 가족이나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할 수 없어 외로워지는 마음. 나의 바닥을 들키게 될까 봐 무서운 만남들. 말들.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는 것보다, 해야 될 것이 분명해져서 거기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그 어려운 마음들을 내가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아 미안했다.


내가 격려 같은 걸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미안함을 만회할 순 없지만, 그래도 꼭 한 가지 이야기해주고 싶은 말은, '적어도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반드시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강의도 첨삭도 같은 믿음으로, 단연코 대충한 기억은 없다. 거쳐간 수많은 합격자들이 이런 내 믿음에 여전한 확신을 주고 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지치지 말자'고 말해 주고 싶다.


시작해 볼까? 오늘은 '자소서에 쓸 기업자료를 찾는 법'이다.



1. dart 해독법


dart에 대해서는 다들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dart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봐야 할지 이야기해 보겠다.


1) dart는 왜 봐야 할까?

전편에서 우리는 '직무'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직무'를 이해하는 데에는 '산업'과 '사업'을 반드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것이 가장 잘 나와 있는 것이 바로 dart다. 정확히 얘기하면, 'dart'의 '분기보고서'다.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 중 가장 최근의 보고서를 참조하면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분기보고서(~16년 9월)가 가장 최근이다.


dart는 전자공시시스템이라는 것으로, 기업의 공시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다. 기업이 공시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정보를 이해관계자에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특히 분기보고서 같은 공시는 의무적으로 공시를 하게 되어 있다. 특히 dart에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들만 조회가 되는데, 상장된 회사들의 공통점이 뭘까? 바로 우리 같은 일반인들도 증권계좌만 개설하면, 즉시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상장회사는 기업의 사업 관련 내용과 진행경과를 상세히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dart의 가장 최근 분기보고서를 참고해야 하는 이유다.


2) dart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결국 이게 핵심인데, 분기보고서의 '사업의 내용' 카테고리에 주목하자.


LG화학의 분기보고서


① 사업 포트폴리오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다. 이 회사가 무슨 사업들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개는 한눈에 볼 수 있는 표가 있으니 참고하자.


보면 대부분이 '기초소재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나오고(70%) 전지 사업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사업부문(30%)이 뒤를 잇고 있다.


여기서 잠시 소개해야 할 개념이 있다. 바로 BCG매트릭스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한 가지 사업만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 나가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언제 어떤 일이 생겨 망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모레퍼시픽의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어 판매가 중단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이 치약사업 밖에 안 한다면, 이 회사는 바로 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늘 대기업은 잘 나가는 사업이 있으면 그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또 다른 사업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하게 되어 있다. 그것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 바로 위의 도식이다.


[BCG 매트릭스 설명]

problen child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 있는 여러 사업을 빨리 시도해 보고 시장을 선점하는 작업을 기업들은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star군: 사업성장률도 높고 시장점유율도 높은 앞으로 키워야 할 사업이다. 성장률이 높다는 게 이익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에 다수의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

Cash cow군: 사업성장률은 낮지만 이미 안정된 이익을 내는 사업이다. 보통 이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star군 사업에 재투자를 한다.

dog군: 어느 사업이든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키아의 피쳐폰 사업도 결국은 dog군으로 쇠퇴했고, 새로운 star군을 발견하지 못한 노키아는 그대로 몰락했다.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위에 빗대어 본다면,


기초소재사업: cash cow

전지사업: star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사업: ??


라고 할 수 있다.


기초소재사업이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고, 이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있는 전지사업에 투자 향후 뚜렷한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사업은 기존 LCD 중심에서 LED로 시장이 변해가는 과정에서 이 속도에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② 사업의 개요



dart의 분기보고서는 너무나 친절하게도 각 사업별로 산업의 특성과 성장성, 경기변동의 특성, 시장여건, 경쟁우위요소 등 다양한 정보가 녹아져 있다. 이 부분을 활용해 각 사업의 특징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전 글에 담았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확인하자.



(기초소재사업 기준)

상품(서비스)이 무엇인가? 석유화학제품가공원료

어디서 파는가? 국내 및 해외(구체적인 판로 별도 확인)

고객(customer)은 누구인가? 합성수지, 플라스틱 가공업체, 가전제품 생산업체(구체적으로는?)

최종고객(consumer)은 누구인가? 가전제품 구매고객 등(구체적으로는?)

상품이 잘 만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획, 개발, R&D, 구매, 생산 등

상품이 잘 팔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케팅, 영업, CS, 물류 등


③ 관심직무와 관련된 상세자료


- 영업이라면?


- R&D라면?


-생산관리라면?


dart만 봐도 이렇게 많은 자료가 나온다. 이 내용을 가지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2개.


왜 이 회사에 지원했나?

     : 나 화학분야에 관심 많다. 그런데 특히 이 회사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 이런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 지원했다.

잘할 수 있는 게 뭐냐? → 이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뭐냐?

      : 이 산업/직무의 특성이 이러하니, 이런이런 역량이 필요할 거다. 그거? 내가 가지고 있는 건데? 뭘로 증명하냐고? 이런 거 이런 거로 증명한다.


이제 좀 회사와 내가 맞아가는 느낌이 드나? 아직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다.

다음 시간에도 자료 찾기는 계속된다.



"자신의 신념을 믿어라."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나는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이런 말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 굳이 직업에서 꿈을 찾아야 하지? 더군다나 취업의 문은 우리가 미리 여러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어떤 환경도 제공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닥치는 대로 자소서를 넣는 나 자신을 너무 민망해할 필요 없다. 최대한 빨리 좋은 기업을 찾아서 최대한 많은 기업에 지원해서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열어 놓고 고민하기를 그저 기대하면 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빨리 기업 분석하는 스킬을 장착하고 상반기 100개의 회사에 닥치는 대로 지원하기를 바라며,

겨울은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온다.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친절한 히로의 취업고민상당소

blog.naver.com/onthepaper_team


매거진의 이전글 직무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