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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히로 Mar 30. 2017

내 서류가 자꾸만 떨어지는 이유

자소서 잘 쓰는 법 ④

놓아버리지 말자. 이제 시작이다.

다만 지금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는 서류를 70개 정도 떨어져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잘 안다. 지금 여러분의 공황장애(?) 상태와, 그리고 왜 떨어지고 있는지를.

불안할수록 더 바쁘게 보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쓴소리를 좀 해보려고 한다.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 뭘 고쳐야 할까?



1. 게으름

여러분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여러분의 게으름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해 보자.


1) 자소서 하나 쓰는 데 3일 이상 걸린다.
2) 3월 한 달 동안 시간이 없어 못 쓴 기업이 3개 이상이다.
3) 카더라에서 스펙을 많이 본다는 소문이 있는 기업은 지원 안 한다. 
4) 내가 자소서에 쓰는 경험은 5개 이하이다.
5) 이상하게 낮에는 자소서가 안 써지고 밤에만 쓰게 된다.
6) 현재 취업스터디를 안 하고 있다.
7) 인적성은 서류 붙고 나서 공부할 예정이다.
8) 현재 면접 연습은 전혀 안 하고 있다.
9) 취업강의 같은 건 왜 듣는지 전혀 모르겠다.
10) 채용설명회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이 중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당신의 서류 탈락은 게으름 때문이다.

자소서 하나 쓰는 데 왜 3일 이상이나 걸리는가? 시작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자소서로 넘어갈 수 있다. 며칠씩 붙잡고 있는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자소서는 절대적으로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양한 기업에 다양한 문항에 답하면서, 비로소 다양한 경험들을 끄집어 내게 된다.


'지원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경험에 대해 써라.'

라는 문항과


'도덕적, 윤리적으로 행동한 경험에 대해 서술하시오.'

라는 문항은


써야 하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 다양한 문항에 대응할수록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되고, 그게 내 자산이 된다. 그리고 써놓은 게 많아지니 나중에는 점점 더 쓰는 게 빨라진다.


스펙 많이 보는 기업은 안 쓰는 사람들이 있다. 스펙을 많이 안 본다는 기업만 쓰면 붙을 자신이 있나? 카페에 아르바이트로 지원했다면, 그리고 거기에 지원한 사람이 3명이면 내가 뽑힐 자신은 있나? 하물며 아르바이트를 지원한다고 해도 내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내가 뽑힐 수 있는 전략이 있는가? 3명 중에 내가 붙을 수 있는 전략은 뭘까?


정보가 우선 필요하다. 카페 주인이 아르바이트를 뽑는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알바가 갑자기 그만둔 탓인지, 카페 주인이 다른 볼일이 있어서인지 알아야 한다. 만약 알바가 갑자기 그만둔 거라면, 조금이라도 껄렁껄렁하거나, 혹은 오래 일할 거 같은 인상을 주지 않으면 탈락 확정이다. 나만 카페 알바 경험이 있다고 해도, 카페 사장은 당신을 안 뽑을 거다. 지원동기를 잘 써야 하는 이유다.

사장의 성향도 중요하다. 보수적인 성향으로 보인다면, 옷을 차려입고 가야 한다. 성격이 급하다면 빠릿빠릿해 보여야만 한다. 정보가 정말 중요하다. 취업스터디를 해야 하는 이유다. 절대 취업시장에서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정보도 필요하고 서로 고민을 나눌 메이트도 필요하다.


인적성, 면접 연습 지금 해야 한다. 오늘 현대차 서류 발표가 났다고 한다. 인적성은 내일 모레인 4월 1일이다. 서류 붙고 나서 공부하면 이미 늦는다. 면접? 마찬가지다.


취업강의? 가이드북? 유료 기업분석자료? 1만 원짜리 값어치의 강의를 10만 원 주고 듣더라도, 그 1만 원 값어치가 어쨌든 나를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들어야 한다. 그 1만 원 값어치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아서 취업에 실패하는 기회비용이 훨씬 크다.


채용설명회를 한 번도 안 가봤다는 건 나는 개인적으로 상상할 수 없다. 도움이 안 된다?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채용설명회를 안 가는 시간 동안 과연 내가 뭘 했을지 자신을 돌아보자. 모든 채용과정에서 유일하게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서류, 인적성, 면접 통틀어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그런데 결국 실제 채용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사람은 누군가? 바로 인사담당자이다. 그들의 성향을 아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채용설명회는 그래서 중요하다.



2. 새로운 시도

그렇다. 당신에겐 새로운 시도가 없었다.

이쯤 되면 인정하자. 지금 당신의 스펙만으로는 서류에 합격할 수 없다. 스펙이 모자라다는 게 아니라 스펙이 튀지 않는다는 얘기다. 스펙이 튀지 않으니 뽑힐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것은? 튀어야 하는 거다.

어차피 뭘 해도 이제 밑져야 본전이다.

다만 튀는 데에는 중요한 기준이 몇 가지 있다.


dont's

1) 낭비를 제거하라
자, 오로지 서류통과의 관점으로 보자. 자격증에 쓸 게 별로 없다고 불필요한 자격증을 다 때려 넣는 건 오히려 마이너스다. 경력사항도 마찬가지다. 왜 마이너스일까?
이력서나 자소서를 보면, 그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아니라 표현력이다. 이력서나 자소서도 결국은 나에 대해 설명하는 것, 즉 일종의 보고이므로 핵심을 잘 표현하는 가를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핵심을 전달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내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어휘를 줄여라.

2) 쓸데없이 튀지 마라(방향이 잘못됐다)
튀는 것? 중요하다. 문제는 튀는 목적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회사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거다. 웃긴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센스를 보인답시고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 방식으로 튀라는 조언은 절대 아니다.

3) 부정적인 단어는 빼라
나는 자소서를 쓸 때 한 번도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를 써 본 적이 없다. 실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에 대해 쓸 때는 'ㅇㅇㅇ에서 업무 할 당시, '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인턴이라고 훌륭한 경험을, 아르바이트라고 별로인 경험을 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은 다소 아래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성격의 장단점을 쓸 때도 '업무를 할 때 덤벙거린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일을 못하는 것 같은 인상의 내용은 빼는 게 좋다. 그걸 개선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을 보는 순간 '일 못하네'라는 무의식이 자리 잡을 수도 있다.


do's

1) '일을 잘할 수 있다', '오래 다닐 수 있다'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이력서를 쓸 때 참고할 만한 책은, 자기계발서다. 특히 일 잘하는 법에 대해 정리된 책을 꼭 봐라. 거기서 얘기하는 일 잘하는 법을 참고해 가며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력서와 자소서는 결국 보고서나 다름없다. 한정된 공간에 '나'라는 핵심을 전달해야 하는 거다. 특히 경력사항에는 반드시 '기간, 한 일, 나의 역할, 성과' 이 4가지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물론 성과는 정량적이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각 경력사항은 모두 위와 같은 포맷으로 적는 게 좋다.

2) 일에 맞게 튀어라
피팅모델 경험이 있다고 치자. 피팅 모델하면 일단 눈길이 간다. 성공이다. 그런데 그게 지원하는 직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 안 쓰느니만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쓰는 단어들 중 킬러 단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가령 나는 성격의 장단점을 쓸 때 '오지랖'을 단점으로 많이 썼다. 그냥 앞으로는 오지랖 안 부릴게요, 그건 그냥 정말 개인적인 내용이다. 튀긴 하지만, 그걸 개선한다고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될지 가늠이 어렵다. 실제로 써야 하는 내용은, 오지랖이 많아 가진 역량에 비해 일을 벌여놓는 버릇이 있는데, 대신 그만큼 노력을 다른 사람의 두배로 한다든지, 그래서 남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든지, 뭐 그런 업무와 관련 있는 내용을 적어야 한다.

3) 낯설게 하기
특별한 경험을 쓰고 싶어서 지어내거나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자소서만큼 별로인 게 없다. 마치 노래를 못하는데 바이브레이션을 엄청 넣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이 특별해야 한다. 생각을 특별하게 하려면 낯설게 하기가 필요하다. 기존의 나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독서 등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여행, 독서, 거창한 거 아니다. 그냥 맨날 버스를 타다가 오늘은 지하철을 타본다든지, 교보문고를 무심코 들어가서 자기계발서 10권을 쌓아놓고 괜찮은 문구가 있는지 찾아본다든지 그런 게 필요하다.
평소와 다르게 행동해야 평소와 다른 생각이 떠오르고, 그래야 지금까지 안 쓰던 좋은 표현이 나오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아까 게으르다고 말한 걸 사과하고 싶다. 여러분은 결코 게으르지 않다.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정말 치열하게 취업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늘 잘 안 됐었다. '난 역시 안되나 보다.' 자괴감도 들고 자존감도 떨어졌었다.

다만 가능성의 측면에서, 차라리 지금까지 게을렀었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앞으로 더 할 게 남아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맞아, 내가 게을렀어. 열심히 하면 잘 될 거야.'라는 마음에서 생기는 용기, 가능성. 나는 그런 것들을 믿고 있다. 그렇게 한계를 넘고, 120%의 나, 150%의 내가 생기는 거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이 순간이 여러분의 봄날이었기를 오늘도 응원합니다.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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