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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히로 Mar 13. 2017

K팝스타 박진영이 말하는 자소서 필살기

자소서 잘 쓰는 법 ③

요즘 케이팝스타에 빠져 있다. 특별하게 응원하는 지원자가 있다기보다는 박진영 님의 심사평을 보는 맛으로 본다. 억지인지 모르겠지만 가끔 박진영의 심사평을 보면 내가 자소서를 보는 관점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그의 말을 빌어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몇 가지의 자소서 스킬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과장된 표현을 쓰지 마라. (진심을 전해라.)

박진영은 노래에 진심을 담으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 더불어 과장된 표현을 굉장히 싫어한다. 노래를 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하는 게 목적이라는 뜻이다.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자소서를 정말 수려한 말로 꾸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소서가 전해야 하는 메시지는 딱 2개다.


* 왜 이 직무를 하고 싶은가(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가)

* 이 직무를 잘할 수 있는가


아래 2가지의 예를 들어 보겠다.


[A군의 지원동기]
마케팅은 고객의 작은 니즈까지도 파악하여 이를 충족시킴으로써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고객 유치라는 가시적인 성과까지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업입니다. ㅇㅇ의 고객가치를 실현하는 훌륭한 마케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B양의 지원동기]
괜히 폼을 잡으며 이런저런 예언을 해보는 일이 즐거운 이유는 내 나름의 논리가 통했기 때문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근거에 필요한 자료도 찾아보고 열심히 누군가의 행동을 예측해 보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그 노력만큼 결과가 맞았을 때의 쾌감이 커질 것입니다. 제가 마케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설득이 즐겁고, 분석이 즐겁고, 근거를 찾아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어떤 지원동기가 더 맘에 드는가? 여러분은 뭔가 그럴싸한 표현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사실은 생각이 더 필요하다. 표현은 나중에 신경 써도 된다. 강의를 하거나, 첨삭을 할 때 가끔(사실 대부분) 듣는 말은 지원동기가 가장 어렵다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가장 먼저 묻는 말은, "왜 이 직무를 선택했죠?", "왜 이 회사에 가고 싶죠?"인데,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말은 "사실 그런 건 딱히 없다", 이다. 그러면 쓰는 게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러면 표현을 아무리 신경 써 봤자 나오는 말은 뻔해지고, 그냥 분량 채우기에 급급해진다. 메시지 없이 기교로 가득 채운 노래처럼 기교로 가득 채운 자소서는 "음, 글을 잘 쓰긴 하네." 정도에 그친다. 다시 한번 생각하자. 자소서는 글을 잘 쓰는 게 목적이 아니다.


그럼 이제 왜 가고 싶은지를 찾아야 하는데(찾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1) 직무별 차이점을 찾아라.

영업과 마케팅은 뭐가 다른가? 왜 많은 지원자들이 영업보다 마케팅을 선호하는가? 마케팅이 영업보다 더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영업은 실적에 쪼이고, 거칠다. 마케팅은 스마트하다. 이 정도만 알고 있으니 막연히 마케팅이 좋은 것이다. 영업을 쓰려면 영업만의 장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영업은 내가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을 즉시 실행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컨슈머인 end-user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커스터머들의 성향을 누구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막연하게 영업이 어떤 직무지? 하고 생각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영업 vs 마케팅, R&D vs 생산 vs 품질관리, 이런 식으로 비교할 때 성향이 드러난다. 각 직무마다 장점은 정말 다양하게 있다. 그 장점을 찾아 본인의 성향에 연결시키면 된다.
2) 산업별 특징을 찾아라.

나의 실제 사례를 예로 들면, 변화가 거의 없는 안정적인 산업보다는 변화가 빠른 역동적인 산업을 찾아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다. 이런 게 산업의 특징이다. 산업의 특징은 'dart > 회사 보고서 > 사업의 내용'을 참조하면 각 산업별로 특징들이 많이 나와 있다. 이런 걸 간단하게 참고해도 된다.
3) 회사별 차이점을 찾아라.

업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면, 그다음 스텝은 간단하다.
그 업종의 1등 회사면 그걸로 족하다. 끝.
그 업종의 2등 회사면, 업종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 1등 회사에 가고 싶을 테니까. SKT와 KT 중 SKT에 더 가고 싶을 테니까. KT에 가고 싶다고 쓰려면 근거가 더 필요하다.
이럴 때 많이 쓰는 방법은 그 회사의 1등인 분야와 성장가능성을 어필하는 것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IoT시장의 관점으로 보면, IoT는 유선망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유선부문 1위 사업자인 KT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말인가. 어떤 회사의 CEO든 회사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건 CEO인사말에 있다. 누구나 1등을 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어떤 분야의 1등이 될 수는 있다. 모든 회사는 그런 비전이 될만한 것을 찾아 직원들에게 비전으로 제시한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는 내용이면 족하다.


2. 자신만의 말투로 써라.


박진영의 말을 빌어 얘기하면, 자기 목소리로 노래해야 어색하지 않고, 남들과 한 끗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한다. 이른바 차별화다.

나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자소서를 쓸 때도 내 말투가 십분 반영되어야 차별화된 자소서를 쓸 수 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얼마 전에 평소 아끼는 취준생에게 해준 조언이다.


최근 강의에서 어떤 취준생도 나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저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첨삭을 받아봤지만 늘 똑같은 얘길 들었어요. 니 자소서는 흥미유발이 전혀 안 된다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맞다. 흥미유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내가 그 자리에서 해 준 조언은 2가지인데 첫 번째 조언은,


* 센스 있게 써야 해요. 센스 있게 쓰려고 노력하세요.


아주 무책임한 말이다. 대부분의 자소서 컨설턴트가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해서 여러분에 자괴감을 주는 걸로 알고 있다.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의 2번째 조언은


* 평소의 대화를 잘 활용해라. 대화를 많이 하고, 그 대화의 표현을 자소서에 옮겨 적어라.

  (지금 여기에 한 가지 조언을 더한다면, SNS를 활용해라.)


나만의 말투는 분명 평소의 대화와 SNS에 녹아 있다. 이걸 활용하면 얼마든지 '나만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다'.

얼마든지 예를 들어 볼 수 있다. 내 카톡을 발췌해서 예를 들어 보겠다.



[돌아왔구나]
얼마 전 중국에 1년 간 다녀온 친구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반가움을 표현하는 데에 다섯 글자만으로 충분하다는 것. 그만큼의 신뢰를 쌓으면 긴 말이 필요 없다는 것. 신뢰는 곧 효율과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 반드시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응 잘 알지]
제가 평소 자주 쓰는 말입니다. 잘 안다는 기준이 저는 스스로에게 관대한 편입니다. 일종의 허세인데, 덕분에 저는 늘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이 허세가 허세에 그치게 하지 않기 위해 늘 수면 아래에서 더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센스가 필요한가? 센스, 중요하다. 그런데 센스를 찾기 이전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자꾸만 표현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표현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는 법이다. 위에 예시로 든 소제목들은 그냥 어떤 말에 대괄호[] 만 붙인 것에 지나지 않지만, 훌륭한 소제목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아래 말들 중에 열심히 꾸며쓴 내용은 없다. 어떤가, 여러분이 고심해서 쓴 표현들보다 부족한가? 쉽게 쓰자. 쉽게 써야 잘 읽히고 잘 읽히는 자소서가 잘 쓴 자소서다. 특히 여러분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자소서면 베스트다.


아래 심사평은 최근 본 심사평 중 최고의 심사평이다.


저 말들 중에 꾸며쓴 말이 있는가? 단연코 없다. 이번 주에도 써야 할 자소서가 산더미일 텐데, 정말 당부하고 싶다. 표현은 대충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자. 표현 때문에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막지 말자. 일단 막 아무렇게나 생각을 나열하고, 다듬는 건 그다음이다.


그리고 저 말은 지금의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여러분 모두 각자의 빛나는 모습이 있다. 지금처럼 미래가 잘 보이지 않은 것 같고 어찌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오히려 당당하게 '나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취업에 관한 조언들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보다 내가 자신 있어하는 단 하나는 누구보다도 내가 여러분들 각자가 모두 특별하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걸 믿고 있지 않다면 늘 이렇게 나만 스크롤 압박을 느낄 만큼 조언을 길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대 놓지 말고 지금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을 이렇게 만들자.



지금 중요한 건 회사에 가고 싶다는 단순한 꿈보다는 하루하루에 얼마나 충실했는가일 것이다.

중요한 시기니까 지치지 말고, 아프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새 날이 풀려 따뜻하다. 그래서 또 한 번 믿게 된다.

누구에게나 봄은 온다.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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