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잘 쓰는 법⑥
예전에 다른 취업카페에 썼던 글들을 이곳에 스크랩해두려 한다.
자소서를 쓸 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안녕하세요, 친절한 히로입니다.
어느덧 4번째 포스팅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경험 없이 특별한 자소서를 쓰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드리려 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저는 특별한 경험이 없어요. 어쩌죠?"인데요. 여러분에게 희소식을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이제 트렌드가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은 필요 없습니다. 단언컨대 이제는,
공감 가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저 말을 설명하기 전에, 3가지의 조언을 해드리려고 해요.
1. 경험은 거들뿐
2. 경험을 하면서 배운다? No! 경험을 생각하면서 배운다
3. 경험을 생각하려면, 우선 정리해야지. 샅샅이.
먼저 첫째, 경험은 거들뿐.
(오른손잡이의 경우) 농구를 할 때 오른손으로는 골대(목표)를 향해 슛을 쏘지만, 왼손은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게 받쳐주는 역할만 합니다. 그래서 나온 유명한 말. "왼손은 거들뿐"
마찬가지로, 경험은 주가 아닙니다. 단지 "나는 너희 회사에 잘 어울려.", "나는 이 직무에 잘 어울려."를 설득하기 위한 근거일 뿐이죠.
솔직히 아무 경험이나 지어 쓴다고 그걸 증명할 방법이 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과장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오히려 경험을 과장해서 신뢰가 떨어지면, 그 어떤 말을 해도 읽는 사람이 내 얘기를 믿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험이란, 내 역량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수단인데 오히려 신뢰할 수 없는 경험을 예로 들어 방해가 되면 안 되겠죠.
즉,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전달하려면,
1) 회사와 직무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이것이 실력임)
2)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어서 이를 믿을 수 있게 (이것이 실력에 대한 근거임)
해야 합니다.
한 번 예시를 들어볼까요?
A. 대학시절, 팀 프로젝트에서 1등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팀원들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성향이 너무 달라서 주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각자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느라 바빴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특히 저의 서번트 리더십을 통해 다른 팀원보다 더 많이 일하고, 열정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그러자 팀원들이 저를 따라 열심히 임해주었고, 그 결과 저희 팀은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B. 물류 직무는 고객 분석을 통한 수요예측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납기, 제조사의 생산 능력 등을 사전에 다방면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에 평소 소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학시절 팀 프로젝트를 할 때 꼴찌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끝나고 모이는 매주 한 시간으로 발표를 준비했던 저희는 평상시에는 전혀 대화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매번 모여서 회의를 해도 전혀 진전이 없었고, 서로의 의견 충돌만 확인한 채 시간이 흘러 결국 최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실패가 좋은 경험이 되어 그 이후 협업을 할 때마다 모이는 시간 외에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의견뿐만 아니라 성향, 생활패턴 등을 알게 되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자소서가 나은가요?
경험에서 나를 돋보이려고 하면 과장하게 됩니다. '직무를 잘 아는 것'으로 나를 돋보여야 합니다.
제발 허경영이 되지 마십시오.
둘째, 경험을 하면서 배운다? No! 경험을 생각하면서 배운다
한 마디로,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라는 것입니다.
A. 저는 인사직무 역량을 쌓기 위해 이상형 월드컵을 정기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어떤 사람이 내가 원하는 인재상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B. 대학시절, 저는 이상형 월드컵을 좋아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경험이 인사직무에서 내가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잘 알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비교를 위해 극단적인 두 가지의 예시를 들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나는 '이 직무를 위해 이렇게 노력해왔다'는 식으로 쓰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직무를 위해 열심히 경험을 쌓아온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경험이 생각해 보니 이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인 것 같습니다' 이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보니'가 중요한데, 이 시점은 경험을 했을 당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경험이라는 것은 경험하고 나서 한참 뒤에도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3년 전에 밥을 안 먹고 다이어트를 했는데, 당시에는 몰랐어도, 3년이 지난 지금 문득 생각해보니 그건 잘못된 것이었군, " 하고 느낄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모든 경험은 지금 잘 정리해보면서, 그때 당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해 보면 훨씬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정의한 직무역량에 대입하는 거죠.
그래서 경험은 최대한 잘 정리해 놓는 게 좋습니다, 단순히 이런이런 경험을 했다가 아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이라는 단서를 하나 더 붙이면 더 좋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셋째, 모든 경험을 샅샅이 정리해 봐야 합니다. 마치 오픈북처럼 꺼내볼 수 있게 말이죠.
그래야 하나씩 꺼내어 보고 그 경험이 내게 어떤 의미였을지 지금 다시 생각해 보죠.
저는 개인적으로, 위의 4가지 구분법을 썼습니다.
1. 교내 경험
2. 대외활동
3. 자격증과 수상경력
4.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소소한 경험
개인적인 거라 위에는 잘라냈지만, 거기에는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입학식을 갔던 경험, 첫 연애의 기억, 스노보드 S턴을 처음으로 돌았던 기억 등 사소한 경험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뒤져보시면 잊고 있던 기억들이 잘 생각이 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하고, 내가 쓰고 싶은 역량에 맞춰 오픈북처럼 꺼내어 쓰시면, 이런 식의 자소서를 쓸 수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만 잘 지키신다면, 사실 특별한 경험은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경험은 그저 나의 역량을 잘 어필하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고, 특별한 경험이 특별한 게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생기고,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경험이라도 공감할 수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특별한 경험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몇 명 없었기 때문에 특별했죠.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특별한 경험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특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이 갈 만한 경험들이 훨씬 눈에 잘 들어옵니다.
여러분, 지금은 바야흐로 페이스북의 '좋아요' 시대입니다. 읽는 사람들이 '좋아요' 버튼을 꾹 누를 수 있도록 공감 가는 자소서를 쓰십시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야기하는 일주일의 특별한 프로젝트가, 한 달의 짧은 인턴생활이, 그 짧은 시간이 여러분의 역량을 대변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닌가요?
남의 SNS를 보면 다 행복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죠? 남의 경험은 다 특별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내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 특별한 생각을 하는 게,
쓰는 게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쌓아온 지난 시간들이 결코 남들보다 헛되지 않았다는 걸 믿고 소중하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줄 거예요.
남은 기간 파이팅하세요. ^^
그리고 늘 절대 잊지 마세요.
여러분, 취업은 뛰어난 사람이 하는 게 아닙니다. 옆사람보다 부족해도,
더 많이 어필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친절한 히로의 취업고민상당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