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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히로 May 07. 2017

읽는 자소서와 읽지 않는 자소서의 차이

자소서 잘 쓰는 법 ⑦

예전에 다른 취업카페에 썼던 글들을 이곳에 스크랩해두려 한다.

자소서를 쓸 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안녕하세요, 친절한 히로입니다.


벌써 5번째 포스팅입니다. 더 많은 걸 알려드리고 싶은데, 초조하네요.


다 보고 오셨나요?

오늘은 제가 자소서 쓸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특급 비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바로 읽히는 자소서 쓰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드리려 합니다.


제가 정말 많은 분들의 자소서를 읽어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의문이 있습니다.


이걸 읽을 거라고 생각하나?

1. 누가 보는 걸까


혹시 이 생각하면서 쓰신 분이 있으신가요? 혹시 생각한 적이 없으셨다면 아쉽지만 지금부터 자소서 새로 쓰셔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거 아냐?"


맞아요, 당연합니다. 인사팀(채용팀)이 보겠죠. 요즘은 실무진들을 동원해서 보기도 하구요.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10명이 본다고 칠게요.(참고로 저희 회사 채용팀에는 팀원 5명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아닙니다)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400자 4개 문항이라고 생각할게요. (SKT는 5개 문항에, 도합 4,000자 수준...)

지원자당 A4용지 한 페이지 정도 나오겠죠.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5천 명 정도 지원했다고 생각할게요.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10명이 A4용지 5천 장을 5 백장씩 나눠서 정말 꼼꼼하게 읽어본다 생각할게요.


A4용지 5백 장이면, 5백 페이지 짜리 두꺼운 책 2권 정도가 나올 겁니다.

일과 시간에 읽는 게 아니라 업무를 마치고, 읽어야겠죠.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2주 동안 읽는다고 생각하면 인당 1주에 책 한 권. 너무 재미없는 책 한 권을 읽어야 합니다.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실무진들을 동원한다고, 그들이 현업에 이미 지쳐있는 상태에서 자기계발도 잘 안 하는 그들이 '아 정말 훌륭한 사람을 뽑아야지, 라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자소서를 본다?'


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잘 읽혀야 읽습니다.



2. 읽히는 자소서


"아씨, 너무 한 거 아냐?"


내가 그렇게 열심히 썼는데, 대충 읽는다고?

네, 여러분이 읽기 어려운 '맹자', '논어'를 읽듯이 잘 눈에도 안 들어오는 자소서를 지루해하면서.


하지만,


아니요. 잘 읽히는 자소서는 읽습니다. 그냥 잘 안 읽히면 안 읽는 거예요. 힘드니까.


그래서 저는 늘 내용보다도,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무조건 읽히게 하자. 내용이 아무리 좋아봐야 읽어야 말이죠.


그래서 만든 저의 십계명입니다. 


1. 소제목은 반드시 단다. → 재미없는 소제목은 빼라고? 소제목을 넣어야 잘 보인다.
2. 엔터를 생각보다 많이 친다. → 오른쪽에 공백이 많으면 잘 읽힌다.
3. 첫 문장은 짧게 쓴다. → 첫 문장이 길면 안 읽힌다.
4. 첫 문장은 뒤에 무슨 내용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게 쓴다. → 예상하고 보면 잘 보인다.
5. 회사가 쓰는 용어를 쓴다. → 익숙한 게 잘 보인다.
6. 공감 가는 내용을 많이 쓴다. → 공감 가는 게 잘 보인다.
7. 한 문장당 가급적 2줄을 넘지 않는다. 한 줄이 제일 좋다.(워드 파일 기준) → 길면 안 읽힌다.
8. 쉼표를 잘 쓴다. → 길면 끊어 읽게 하자.
9. 소리 내어 읽어본다. → 의외로 읽을 때의 리듬감이 중요하다. 직접 읽어봐라.
10. 다른 사람이 읽어보게 한다. → 그의 눈을 봐라. 눈알이 잘 굴러가면 성공! 정체되어 있으면 실패!


아래 예시를 보겠습니다. 참고로 둘은 같은 내용입니다.


# 안 읽히는 자소서
어딜 보는 거야? 나를 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공연을 하는 싱크 타운 공연팀에서 일할 때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고객도 늘 이렇게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 흥행하는 전시에 비해 공연은 늘 사람이 적었고, 팀원들은 더 나은 공연을 물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어느 날은 공연이 끝나고 해맑은 미소로 나오는 아이들을 보며 문득 '저렇게 만족스러워하는 공연이라면 퀄리티가 아닌 마케팅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고객들을 집중 관찰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주시하자, 공연의 실질 구매층은 어머니들이고, 그들의 관심분야는 교육이며, 때론 아이를 잠시 떼어놓고 쉬고 싶어 한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고, 저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며칠 밤을 고심하여 내린 결론은 첫째, 초대권 배부해서 입소문 마케팅을 내고 둘째 '아이의 놀이공간을 엄마의 쉼터'로 포지셔닝하며 마지막으로 셋째. 교육적 전시와 공연을 엮은 패키지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획은 회의를 거쳐 즉시 시행되었고, 추가 홍보비용 없이 한 달여만에 관람인원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기분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의 연애, 맡겨만 주십시오. 자신 있습니다.


VS


# 읽히는 자소서

[어딜 보는 거야? 나를 봐!]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고객도 늘 이렇게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
싱크 타운 공연팀에서 일할 때의 기억입니다. '씽크타운'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공연의 장입니다. 하지만 흥행하는 전시에 비해 공연은 늘 사람이 적었고, 팀원들은 더 나은 공연을 물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어느 날은 공연이 끝나고 해맑은 미소로 나오는 아이들을 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만족스러워하는 공연이라면 퀄리티가 아닌 마케팅의 문제가 아닐까?'
그때부터 고객들을 집중 관찰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주시하자, 공연의 실질 구매층은 어머니들이고, 그들의 관심분야는 교육이며, 때론 아이를 잠시 떼어놓고 쉬고 싶어 한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며칠 밤을 고심하여 아래의 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1. 초대권 배부: 입소문 마케팅
2. '아이의 놀이공간, 엄마의 쉼터'로 포지셔닝
3. 교육적 전시+공연 패키지 상품 기획
이 기획은 회의를 거쳐 즉시 시행되었고, 추가 홍보비용 없이 한 달여 만에 관람인원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기분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의 연애, 맡겨만 주십시오. 자신 있습니다.



3. 신뢰 가는 자소서


자, 당신은 이제 내 자소서를 읽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간혹 스스로 열심히 쓴 자소서를 망치는 경우가 있어요.

(간혹이라기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거짓말 혹은 과장되게 쓰는 사람들입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매주 책을 한 권씩 읽습니다.
매일 점주들을 찾아, 설득을 했습니다.


자소서는 원래 태생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글입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원자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보는 거죠.


그런데,


누가 봐도 '이건 아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게 쓰는 순간, 여러분이 쓴 다른 진실된 말들도 모두 거짓이 됩니다. 단 한 개라도 과장되게 쓰면, 나머지 내용도 과장이 되고 거짓말이 돼요.


그러면 안 읽습니다.

왜냐, 어차피 뻥이니까요.


원래 자소서는 그렇게 색안경을 쓰고 보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경험을 과장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생각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는데 집중하세요. 얘가 이런 경험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다면, 그 경험을 했다고 믿을 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혹은 살짝만 뉘앙스를 바꿔도 좋습니다. 바꿔볼까요?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 팀장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지만, 맡은 책임이 있기에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러면서 오히려 저의 마음이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제가 배운 것은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늘 내가 리더라고 생각하며 일을 해왔습니다. 그럴 때 제가 늘 120%의 발휘해 왔기 때문입니다.

 

매주 책을 한 권씩 읽습니다.

→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습니다. 


매일 점주들을 찾아, 설득을 했습니다.

→ 매일 한 명의 점주씩 돌아가며 찾아가 설득을 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수월하게 소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러분, 왜 경험을 거짓말을 하고 과장되게 쓸까요?


특별한 경험에 집착하거나,

경험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고 집착


하기 때문입니다.


아니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고, 구체적인 생각을 나타내기 위해 그에 맞는 디테일한 경험이 필요한 거예요.

지난주에 썼던 포스팅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경험을 소중히 하세요.

생각이 중요하지, 경험이 중요한 건 결코 아닙니다.

문항을 쓸 때 경험을 먼저 정하고 쓰는 게 아니라, 생각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쓰는 거예요.


자신을 믿으세요.



이 정도 되면, 읽습니다.

이 정도가 아니면 안 읽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쓴 자소서 읽게 해야 하잖아요. 아쉽게도 대부분의 자소서는 읽히지 않은 채 버려집니다.

열심히 읽고 첨삭을 해야 하는 저조차 제대로 안 읽을 때가 많아요.


특히 요즘은 SNS의 발달로, 사람들이 보기 쉬운 것만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전 요즘 실제로 '엔터'를 예전보다 더 많이 쓰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해 읽게 하세요. 내용보다 '가독성'입니다.


그리고 늘 절대 잊지 마세요.


여러분, 취업은 뛰어난 사람이 하는 게 아닙니다. 옆사람보다 부족해도,  

더 많이 어필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친절한 히로의 취업고민상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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