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살아남는 법 ⑧
며칠 전 서점에 갔다가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특히 자소서를 쓸 때에 참고할 만한 내용도 많았는데, 오늘은 그보다는 당장 면접을 앞둔 누군가를 위해 1분 자기소개 비법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책에 나오는 소제목은 '첫머리 시작 방법 16가지'인데, 이 중 실제 1분 자기소개에 쓸 수 있는 5가지를 추려보았다. 상황에 맞게 꼭 써보기 바란다.
[책내용]
...기쁘다든가, 영광스럽다든가, 반갑다든가, 이런 말로 현장에 참석한 소회를 밝히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현장에 가서 느낀 것만을 소감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소감으로 말을 시작할 거면 준비해 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조언]
짧게 면접에 참석한 소회를 밝히고 시작하면 좋다. 물론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자기소개 예시]
면접에 오게 되어 기쁩니다. 면접관님들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웃음) (이하 자기소개...)
→ 면접은 면접관에게나 면접자에게나 서로 어색한 자리인 것만은 분명하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만으로도 초반에 주목받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합격하고 싶은 간절함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위트 있게 시작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을 필요가 있다.
[책내용]
...뜬금없이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강렬한 첫마디는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노예로 태어나 미 정부 고위직에 임명된 최초의 흑인인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1852년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 초대되어 연설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미안합니다만, 왜 저를 불렀습니다? 저와 제가 대변하는 사람들은 이날을 경축할 이유가 없습니다." 청중의 집중도가 어떠했을지는 굳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어도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조언]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너무 과도하게 튀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고, 당연히 힘 조절이 필요하다.
[자기소개 예시]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곳 면접장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제 강점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게 아직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길지 않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제 강점인 ㅇㅇㅇ과 ㅁㅁㅁ을 확실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왔습니다. 후회 없이 준비해 온 것들을 보여드리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하)
→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는 지양하되, 다소 의표를 찌르는 시작은 면접관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이때 강점에 대해 명확히 단어로 이야기하면 면접관의 뇌리에 그 단어를 남길 수 있고, 궁금한 면접관은 바로 그 강점이 뭔지를 궁금해하는 질문이 나올 확률이 높다.
[책내용]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과 관련된 통계 수치를 나열하고,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조언]
숫자를 말하라고 하면, 무분별하게 그냥 숫자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적어도 자기소개에서의 숫자 사용은 상황을 설명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 좋다.
첫인상을 남길 때 말의 내용은 상대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그나마 전달이 가능하려면, 내가 말하는 내용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 수 있으면 좋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자기소개 예시]
지금까지 총 13번의 공모전에 도전해 봤습니다. 그중 딱 한 번의 공모전에 입상을 해봤는데 제가 자신 있는 것은 바로 이 13번의 도전과 1번의 성공경험입니다. (이하 자기소개...)
→ 막연히 끈기, 도전정신 이렇게 얘기하는 것보다는 몇 번 도전했는지 그 몇 도전 횟수가 누가 들어도 단번에 많은 횟수라는 것을 알 수 있게끔 숫자를 배치하는 것이 훨씬 면접관의 뇌리에 '이 사람은 끈기가 있구나'를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책내용]
...다소 서툴더라도 계산되지 않은 솔직함과 멋쩍은 표정으로 시작하는 것이 치장된 수사와 형식적인 말보다 훨씬 반응은 좋다. "이런 자리 처음입니다. 어디 가서 말을 잘 못합니다. 많이 떨립니다." 이렇게 첫마디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다음 말이 훨씬 수월해진다. 듣는 사람들도 말하는 사람의 편이 된다...
[조언]
내가 실제로 많이 썼던 방법이다. 특히 스스로를 꾸며 말하는 것이 많이 어색한 사람들이 하기 좋은 방식이다. 단, 답변을 어눌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 본인의 생각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연습을 병행해야 한다.
[자기소개 예시]
솔직히 누군가에게 이렇게 평가받는 자리가 아직 어색하고 떨립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성과를 내고 이렇게 평가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오늘이 그 기분 좋은 출발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하 자기소개...)
→ 상대가 나에게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마음이 가는 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하는 편이 나도 마음이 편하다.
[책내용]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요지를 얘기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혹은 결론부터 얘기한다고 하면서 단도직입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의 요점을 얘기한다. 친절하고 안정감 있는 방법이다. 특별한 연출도 필요 없다. "내가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라고 당당하게 하면 된다.
약간의 연출을 한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무슨 얘기로 시작할지 고민했다." 정도가 될 것이다. 초보일수록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고수가 될수록 기본으로 돌아간다고 했던가. 김대중 대통령은 이 방식을 자주 사용했다...
[조언]
이 방법도 내가 많이 사용한 방법이다. 명확히 오늘 보여주고 싶은 게 뭔지 말하고 시작하자. 그러면 면접관은 그것이 사실인지 바로 검증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자기소개 예시]
오늘 이 자리에서 무슨 얘기로 시작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은 제가 잘 하는 것만 정확히 말하자, 였습니다.
저는 ㅇㅇㅇ과 ㅁㅁㅁ을 잘합니다. (이하 자기소개...)
→ 면접은 결국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에서 궁금한 '나'는 ①일 잘하는 역량이 있나 ②일 잘하는 성격인가 이런 것 밖에 관심 없다. 잘 하는 걸 명확히 말하고 시작하자. 그러면 내가 원하는 대로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질문으로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가, 책을 보고 1분 자기소개에 쓰면 좋을만한 표현방법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글을 쓰는 것이나 말을 하는 것이나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만 고민하면 된다. 후자에 대해서는 위에 정리해 준 내용 정도면 충분하다. 혹은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괜찮다. 메시지만 분명하다면, 표현력은 다소 약해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 표현력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나에게 자기소개서든 1분 자기소개든 첨삭을 요청하는데, 실제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뭘 말하고 싶은지가 명확하지 않은 확률이 90% 이상이다. 즉,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거꾸로 묻는다. 당신이 하버드대학에 학점은 만점, 3개 국어 능통에, 자격증은 8개, 공모전 대상 13개 이 정도가 되면, 잘 쓰고 잘 말할 수 있을까?
ㅇㅇ씨는 잘하는 게 뭐예요.라는 질문에 "어... 보시다시피..."하고 스펙을 가리킬 것인가? 아니라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공부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창의성도 있고... 이렇게 말할 것인가?
그건 이력서에 한 줄로 설명되어 있는 내용이다.
여러분이 자소서와 면접에서 말해야 하는 이야기는 이런 거다.
"제가 혼자서 뭔가 창의적으로 하는 일은 조금 부족하지만 남이 생각한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한 장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그걸 앞으로 어떻게 실현시킬지 계획을 짜는 건 잘합니다."
이른바 캐릭터다. 자소서, 면접 관계없이 이제는 캐릭터 싸움이다. 취업도 결국 트렌드다. 절대 뒤처지지 말자. 이 부분에 대해 또 이야기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늘 잊지 말자. 벌써 내가 이렇게 조언을 남기기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열심히 조언을 남기는 이유는 하나다. 누구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어필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러니 잊지 말자.
"넌 네가 믿는 것보다 더 용감하고,
보기보다 강하고, 네 생각보다 훨씬 똑똑해."
저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더 많은 조언이 듣고 싶다면,
친절한 히로의 취업고민상당소